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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물가상승률, 두달 연속 4%대…금리동결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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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4%대를 유지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4.2% 올랐다. 2월(4.8%)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3월(4.1%) 이후 1년 만에 최소 상승 폭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하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이 4%대를 유지한 건 고무적이다. 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5.1%)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였다. 지난해 7월엔 6.3%까지 치솟아 정점을 찍었다. 이후 완만하게 둔화하다 11월(5%)→12월(5%)→올해 1월(5.2%) 바닥을 다졌다. 2월부터는 4%대로 떨어졌다. 물가 상승이 둔화한 건 국제 유가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3월 석유류 물가는 14.2% 하락했다. 2020년 11월(-14.9%)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휘발유(-17.5%), 경유(-15%), 자동차용 LPG(-8.8%) 물가가 모두 내렸다. 김보경 심의관은 “(석유류 물가가 하락한 건) 지난해 3월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른 기저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3월 전기료 30%, 도시가스료 36% 급등…“하반기 갈수록 물가 안정”



다만 공공요금이 들썩거렸다.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28.4% 올라 2월과 같았다. 별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전기료가 29.5%, 도시가스료가 36.2%, 지역 난방비가 34% 각각 올랐다. 공공 서비스 물가(1.2%)는 택시요금(7.2%), 개인 서비스 물가(5.8%)는 외식 서비스(7.4%)가 각각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집세도 전세(1.2%)·월세(0.7%)가 모두 오르며 9.9% 상승했다.

중앙일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해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 상승률은 4.4%로 전월(5.5%)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 올라 전달과 상승 폭이 같았다.

두 달 연속 4%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며 ‘디스인플레이션’(물가가 상승하되 상승률은 둔화)으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정부의 물가안정 목표(2%)와 거리가 있다. 물가 상승 불씨도 남아 있다. 최근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깜짝 감산’을 발표해 국제 유가가 요동쳤다.

물가 상승 둔화세로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다가올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존 금리(3.50%)로 동결할지, 3.75%로 인상할지 갈림길에 섰는데 숨통이 트였다. 한국은행 안팎에서는 ▶물가상승률 5% 이상 지속 시 기준금리 인상 ▶3~4%대로 하향 시 기준금리 동결 ▶2~3%대로 물가안정 목표치 달성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다봤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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