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기습 감산···산업계 영향은
반도체·전자도 비용 부담 가중
"경기 침체 더욱 가속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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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산업계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유를 직접 수입해 판매·활용하는 정유화학 업계와 원유 소비 비중이 높은 항공·해운·반도체 등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업계는 유가가 오를 경우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 원가의 70%가량을 차지한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해부터 고유가와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로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석유화학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지난해 2분기 182달러로 고꾸라진 후 지금까지 손익분기점(300달러)을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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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더딘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 금액은 10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8%나 줄었다.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석유화학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유가가 오르면 원가 부담만 커져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도 수요 부진 속에 유가가 오르면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유가가 오르면 단기적으로는 재고 이익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 영향이 더 큰 상황에서 유가 상승 전환은 정제마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료 비중이 큰 항공과 해운 업계도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국내 항공사의 전체 영업비용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0%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연간 약 3000만 배럴의 항공유를 사용하는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3000만 달러가량 손해를 보는 구조다.
해운 업계 역시 컨테이너 운용 비용 중 약 20%가량을 연료비에 사용하는 만큼 유가 변동에 민감하다. 전자·반도체·배터리 업계도 유가가 상승하면 물류비 부담이 커진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경기 침체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며 “국내 산업계에 전방위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유가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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