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바이든 행정부가 G7 실무급 협의에서 이같은 공동 대처방안을 요구했으며,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G7 국가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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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중국이 우호 국가·지역에 대해 경제 보복 조치를 내리면 중국산에 대한 수입관세를 인상하는 한편, 중국에 의한 피해국에 대해선 금융 지원을 해주거나 관세를 낮춰줘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대처를 동맹국과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국내 법적 근거도 마련 중이다. 미국 초당파의원이 제출한 법안에는 중국이 특정 국가에 대해 경제적인 압력을 가할 경우, 대통령이 조처를 할 수 있는 실행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 담겼다. 지난 2월 웬디 셔면 국무부 부장관은 상원 외교위원회 공청회에 출석해 "중국에 의한 경제적인 위압 행위에 대항하기 위한 법률안 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셔면 부장관은 "G7 국가와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중국이 호주와 리투아니아에 수입제한을 건 사례를 들었다. 중국이 거대한 경제력을 외교 카드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중국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관계가 악화된 호주에 와인과 석탄 등의 관세를 높였다. 대만과 관계 개선에 나선 리투아니아는 수입제한을 걸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기사에서 중국의 주요 경제 보복 사례로 2017년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이 G7 등과 공조해 제3국까지 지원하려는 것은 다자간 협력시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신흥국 등에까지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호주는 무역 총액의 30%, 일본과 한국은 각 20%가량을 중국에 의지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이들의 비율은 한 자릿수로 공세를 취하기 유리한 조건이다. 만약 각국이 중국에 공동 대응한다면 중국도 쉽게 경제 보복 조치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으로 이어진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관세를 재검토하면서 인플레이션 영향과 미국 내 기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비쳐온 만큼, 중국산에 대한 포괄적 관세 인상으로 맞대응할지는 미지수다. 옐런 재무부 장관은 작년 5월 독일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보복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 일부는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에 더 많은 부담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선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은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중국의 대미 수출에서 4분의 3에 해당하는 연간 3700억달러의 제품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대해 중국도 1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과 유럽 일부 국가가 중국에 대한 관세 같은 직접적인 대응 조치에 부담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압박 전략으로 '경제적 강압 대응위원회' 설립 방식도 거론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할 전략과 자원 등을 조율하기 위해 범정부 기관인 '경제적 강압 대응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것과 유사한 경제적 강압 대응 도구를 준비하고, 중국에 대한 보복 등 맞대응보다는 표적이 된 국가의 피해를 완화하기 위한 기금 조성 등 구제 정책을 중심으로 할 것을 제시했다. 미국 정부가 피해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 상환을 보증하고, 피해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의 관세를 인하하며, 피해국의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를 정치적 위험에서 보호하는 보험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피해국이 핵심 기술 등 전략 분야에서 중국과 디커플링(분리)하는 데 속도를 내도록 하는 것을 대응위원회의 과업 중 하나로 제안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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