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제조 상장사 주가가 기대치를 등에 업고 선반영됐다는 분석이지만 일각에서는 미래 사업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 고공 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양극재 제조사인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올 들어 주가가 각각 140%, 69% 상승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1·3위에 올랐다. 특히 시총 2위에 자리한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 에코프로(지주사)는 올 들어서만 353% 급등했다. 주가 상승 덕에 이들 3개사 시총은 46조1084억원을 기록하며 현대차(39조276억원)를 훌쩍 넘어섰다. 작년 기준 3개사 영업이익 합계는 1조2602억원으로 현대차(9조8198억원)의 13% 수준이다.
추가 상승을 점치는 쪽에서는 양극재 사업과 관련해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가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분석한다. 반면 올 1분기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현재 주가 수준이 몇 년치 주당순이익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80배 전후인 것은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증권사 센터장은 "실적 자체보다 센티먼트(투자심리)가 주가를 좌우하는 상황이어서 고평가·저평가를 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외 증권사에서도 이들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 전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시총이 작아 비교적 투자자가 접근하기 쉽고 2차전지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재가 양극재여서 자금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개미투자자가 에코프로그룹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에코프로비엠은 올 들어 개인이 711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691억원)과 기관(6459억원)의 순매도를 모두 받아냈다. 엘앤에프는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하며 개인의 매도 물량을 모두 사들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시행령이 국내 양극재 기업에 우호적으로 발표되면서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향후 중국 기업들을 '우려 외국 집단'에 포함시켜 부품·소재 조달을 제한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IRA를 통해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 지침을 공개했고 오는 18일부터 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한국산 양극재와 음극재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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