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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물가와 GDP

너도나도 가격 올릴 때…"10% 내렸다" 거꾸로 간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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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올해 들어 빵·과자·아이스크림·생수 등 가공식품에 이어 햄버거·치킨 등 외식 가격도 잇따라 올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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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먹거리 가격이 연일 치솟는 가운데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기업들이 등장했다. 그동안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에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한 기업들은 있었지만 오히려 가격을 내리는 경우는 드물었다.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본격적인 인하 경쟁이 불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진짜쫄면’ 봉지면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이달 1일부터 10.5% 내렸다. 진짜쫄면 봉지면의 낱개 가격은 1900원에서 1700원으로 200원 내렸고, 4입 제품은 7600원에서 6800원으로 800원 낮췄다.

오뚜기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하를 결정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파는 진짜쫄면의 가격을 낮추고 대형마트에선 다양한 할인 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진라면 등 다른 상품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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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오뚜기 진짜쫄면의 편의점 판매 가격이 10.5% 내렸다. 사진 오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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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도 이달 1일부터 커피 가격을 내렸다. CU는 자체 즉석 원두커피인 ‘GET 아이스아메리카노(XL)’의 가격을 2100원에서 2000원으로 낮췄다. 지난해 커피 ‘1+1’ 행사를 한시적으로 진행한 적은 있지만 가격을 아예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전방위적 물가 오름세에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현상을 고려해 가격을 인하했다”며 “다가오는 여름 아이스 커피의 수요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 이달부터 선제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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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가 1일부터 자체 즉석 원두커피인 ‘GET 아이스아메리카노(XL)’의 가격을 인하했다. 사진 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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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고물가 상황 속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식품·유통 업계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식품 업계를 향해 “생산성 향상 등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 2월 말 식품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식품 업계가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최대한 물가안정을 위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에 따라 CJ제일제당과 풀무원샘물은 연이어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가격 동결을 공식 발표했다. 최근 롯데제과는 이달로 예정했던 아이스크림·과자류 편의점 가격 인상을 보류하며 시기를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젠 거꾸로 가격을 인하하는 경우도 등장하며 먹거리 가격 인상 추세가 꺾일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물류비 상승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내린다는 건 기업들이 노력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측면이 크다”며 “영업이익률을 깎아서라도 고물가 고통을 분담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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