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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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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사 “EU, 中과 무역 억제하라는 美 요구 거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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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푸총 주EU 중국대사. 푸 대사는 3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에 중-EU 관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사진 중국신문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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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유럽연합(EU)을 향해 중국과의 무역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EU 관계와 경제ㆍ무역 협력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다.

푸총(傅聰) 주EU 중국대사는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를 갖고 “미국이 중국과 블록 간의 정상적인 관계를 방해하는 걸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의 보호주의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정신이라면 누가 중국처럼 큰 시장을 포기할 수 있겠냐”며 유럽 정치인들이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비즈니스 정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 대사는 또 “네덜란드가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한다고 발표함으로써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아무런 대응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자국의 이익이 이렇게 짓밟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해 처음으로 네덜란드에 대한 보복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반도체 기판에 집적회로를 프린팅하는 장비)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은 미국의 요구에 따라 현재 14나노급 이하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한 상태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린 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해 “미ㆍ중 반도체 전쟁으로 중국이 자체적인 반도체 산업을 강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중국이 자체 칩 제조 장비를 개발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푸 대사의 발언은 중국에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 기관지인 중국신문사는 “지난해 중국과 유럽의 무역투자가 성장세에 있는 가운데 이같은 무역 관계를 정치화하는 것은 유럽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푸 대사가 “EU는 전략적 자율성을 견지해야 하며 유럽과 미국의 관계 발전이 중-EU 관계를 손상하는 것을 대가로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미ㆍ중 갈등 속 유럽과의 경제 협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이 유럽연합을 향해 강한 견제구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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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30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유럽정책센터와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중국이 민감한 기술을 획득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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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 대사의 발언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유럽정책센터가 주최한 행사에서 “지난 3년간 중국이 변했음을 인식해야 하며 더 공세적인 중국에 맞서 새로운 방어 전략을 구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날 공개됐다.

내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라이엔 위원장은 “양자 컴퓨팅과 인공지능 등 민감한 첨단기술 분야의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중용도 목적을 배제할 수 없거나 인권에 연루될 수 있을 경우 투자나 수출이 우리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중국과 EU 간 체결된 포괄적 투자협정(CAI)은 2021년 4월 EU가 신장위구르족 인권 문제로 중국을 제재하자 중국이 맞제재에 나서면서 유럽의회의 비준이 무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EU는 중국이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란 사실을 비난했으며, 중국은 평화적 중재를 추진할 뿐 중ㆍ러 관계는 제삼자에 종속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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