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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독도함 뜨고 F-35B가 적 폭격…한국군, 미 본토 해병과 연합 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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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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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경북 포항 화진해수욕장. 해안선 너머 검은 연막탄을 뚫고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8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다에선 프로펠러 추진 장치로, 육지에선 궤도형 바퀴로 이동하는 이들 KAAV는 물살을 헤친 뒤 모래사장에서 진용을 갖췄다. 해병대 장병 70여 명이 우렁찬 함성과 함께 나와 일사불란하게 사격 자세를 취했다.

한·미 연합상륙훈련 ‘쌍룡훈련’ 중 ‘결정적 행동’ 단계의 한 장면이다. 실제 병력이 상륙해 목표 지점을 확보하는 내용의 쌍룡훈련은 유사시 공세적 작전을 펴는 목적으로 진행한다.

이날 결정적 행동 훈련은 공군 C-130 수송기들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C-130에서 강하한 돌격부대가 적의 위치를 파악한다는 시나리오였다. 이후 미 해군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함(LHD 8)에서 출격한 미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공중 전력이 가상 적 기지를 타격했다. 상륙전의 종반은 KAAV, 미 해병대의 공기부양상륙정(LCAC)이 맡았다. 해안 상륙과 동시에 하늘에선 미 수직이착륙기 MV-22B ‘오스프리’가 가세해 병력을 날랐다.

군 당국은 올해 쌍룡훈련을 5년 만에 재개하면서 핵심 훈련을 언론에 공개했다. 쌍룡훈련은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 유화 분위기 속 “연대급 이상 훈련은 한·미가 단독으로 한다”는 방침에 따라 2019년 중단됐다. 군 관계자는 “쌍룡훈련의 재개는 한·미 연합 실기동 훈련 정상화를 상징한다”며 “올해 역대 최대 전력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시작한 쌍룡훈련은 여단급이던 기존 상륙군 규모를 사단급으로 늘려 다음 달 3일까지 이뤄진다. 여기엔 대형 수송함 독도함,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함 등 함정 30여 척, F-35B 전투기 등 항공기 70여 대, KAAV 50여 대 등이 투입됐다.

미국 본토에서 해병 증원 전력이 참가하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번 훈련에는 미 캘리포니아주 캠프 펜들턴에 주둔하는 해병 제1원정군(Ⅰ MEF)이 2016년 이후 7년 만에 참여했다. 그간 미국은 쌍룡훈련에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해병 제3원정군(Ⅲ MEF)을 파견해 왔다. 2021년 창설한 한국 해병대 항공단과 미 해병대 제1해병항공단의 연합훈련도 쌍룡훈련을 계기로 처음 시행됐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주일미군 전력에 더해 본토 전력도 보냈다는 건 이번 훈련의 실전성을 강조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쌍룡훈련은 한·미 연합 실기동 훈련 중 가장 공세적 성격의 훈련인 만큼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외 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는 이날 “침략을 전제로 하는 북침 전쟁의 서막”이라고 비난했다.

포항=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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