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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조법사 깨우침 해설한 학담스님…"참선했으면 불법 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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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조론-불교철학의 자기 넘어섬과 실현'…원문·주해에 평석 덧붙여

연합뉴스

조론 해설서 펴낸 학담스님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승조(僧肇) 법사의 '조론'(肇論)을 알기 쉽게 풀이한 '조론-불교철학의 자기 넘어섬과 실현'(푼다리카)를 출간한 학담스님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3.29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일반인 눈높이에서 불교 경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힘써온 학담스님이 '조론'(肇論)으로 독자들과 만난다.

조론은 중국 후진(後秦)의 승조(僧肇) 법사가 스승인 쿠마라지바 법사로부터 금강경, 유마경, 대품반야의 강설을 듣고 얻은 깨달음을 정리해 20대에 내놓은 저작이다. 승조 법사가 지은 논(論)이라는 의미로 조론이라고 불린다.

젊은 시절에 내놓았지만, 불교철학의 존재론·인식론·실천론을 하나로 꿰뚫는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학담스님이 이번에 펴낸 '조론-불교철학의 자기 넘어섬과 실현'(푼다리카)은 한문학계에서 최고 수준의 난문으로 꼽히는 조론을 일반인이 조금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으로 보인다.

승조 법사가 쓴 조론과 조론에 대한 송대 천태선문(天台禪門)의 조사 자운준식의 주해를 묶고 학담스님이 평석을 덧붙였다.

한자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조론과 자운준식의 주해 원문, 학담스님이 이를 한글로 해석한 것을 함께 보며 의미를 곱씹을 수 있을 듯하다.

'보장론'(寶藏論) 전체를 번역해 부록으로 실은 것도 눈길을 끈다.

일본 불교학계에서는 보장론이 승조의 저술이 아니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라지만 학담스님은 이런 해석에 의문을 제기하고 보장론은 승조의 뜻을 담은 글이라고 규정했다.

연합뉴스

'조론-불교철학의 자기 넘어섬과 실현' 표지 이미지
[푼다리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간을 계기로 29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학담스님은 보장론에 대해 "읽어보니까 글이 굉장히 어렵고 압축됐고, 불교 언어를 쓰지 않은 글이 많다. 그렇지만 결국 내용은 승조스님의 조언을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번역을 해놓아야 말만 무성하고 신비화되는 저술이 아닐 것"이라며 "우리가 읽어보고 뜻을 체득할 수 있는 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해 번역했다"고 말했다.

'조론-불교철학의 자기 넘어섬과 실현'은 학담스님이 조론을 읽기 시작한 지 30여 년 만에 완성됐다.

그는 30대 후반에 조론과 처음 만났고 50대에 조론 원문을 완역했다.

재작년에 자운준식의 조론주(注) 완역했고 여기에 평석을 붙여서 1천200쪽에 달하는 경전 해설서가 마침내 완성됐다.

2014년 200자 원고지로 4만여 매에 달하는 '학담평석 아함경'(한길사) 시리즈를 펴냈고 2021년에는 '이만송대품반야' 시리즈(푼다리카)를 출간하는 등 경전 해석에 힘써 온 학담스님은 참선과 포교가 분리된 세태에 쓴소리도 했다.

그는 초기 불교는 수행하되 나가서 교화도 하고 좌선을 마치면 법을 전했다면서 "지금은 선방에 있으면 포교를 안 하고 포교하는 사람은 무슨 약간 딱지가 덜떨어진 스님들처럼 생각한다"며 "참선했으면 부처님 법을 체득해서 대중에게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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