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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尹대통령, 양곡법 거부권 수순…北에는 "단돈 1원도 못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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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표 대결 끝에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내달 4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28일 국무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양곡법 개정안에 대한 부정적 취지의 보고를 받은 후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면서 "당정협의 등 다양한 경로의 의견수렴을 통해 충분히 숙고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추 부총리와 정 장관이 양곡법 관련 구두보고를 했다. 정 장관은 "이 법률안이 시행되면 현재도 만성적인 공급 과잉인 쌀 생산 과잉 구조가 더 심각해져서 2030년에는 초과 생산량이 63만 톤에 이르고, 이를 정부가 사들이는데 1조4000억 원의 막대한 재정이 소요된다"며 또한 "쌀값 하락, 식량안보 저해, 타 품목과의 형평성 논란 등 농업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국회에서 다시 한번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정 장관은 "오늘 아침까지 33개 농어민 단체에서 반대 성명서를 냈다"며 이같이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이 대변인은 부연했다.

추 부총리도 "이 법률안이 시행되면 농업 생산액 가운데 쌀 차지 비중은 16.9%에 불과하지만 쌀 관련 예산 규모는 30% 이상을 차지하는 커다란 편중과 불균형이 온다"고 지적하면서 역시 "국회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추 부총리와 정 장관이 언급한 '국회 재논의 필요'라는 표현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즉 거부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현재 정부의 양곡매입 단가는 킬로그램당 2677원인데, 3년 비축 후에 주정용(酒精用)으로 판매할 때는 킬로그램당 400원에 불과한 수준이어서 재정에 큰 손해가 난다"며 "쌀 적정 생산을 통해 공급 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 중이고, 이번 주 내로 당정협의를 통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핵개발하는 北에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

윤 대통령은 한편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북한인권보고서와 관련해서는(☞관련 기사 : 尹대통령 "北 인권 유린 실상 낱낱이 드러나야") 비공개 회의 중에도 대북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권영세 장관으로부터 북한인권보고서 관련 보고를 들은 후 "북한 인권의 실상을 공개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 국가의 정당성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통일부는 앞으로 '북한 퍼주기'는 중단하고 북한이 핵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주 대전현충원서 열린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서 유가족들이 '일본에게는 사과하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우리 자식을 죽인 북한에 대해서는 사과하라는 얘기를 왜 안 하느냐'고 하소연했는데, 이런 시각이 보편적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1원도 줄 수 없다'는 등의 대북 강경 발언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연관된 것이냐는 질문에 "꼭 단건을 의미한다기보다는 그 동안의 흐름을 보는 게 좋겠다"고만 했다. 이 관계자는 '1원'에 대북 인도적 지원도 포함되는지 묻는 질문에는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는 통일부에서 지금까지 여러 번 원칙을 밝힌 바 있고, 그 원칙이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 문부성이 역사교과서에서 강제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한 데 대해 대통령실 차원의 별도 입장이 나올 것인지 묻자 "아직 일본도 발표를 안 했고 거기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도 안 나왔다"며 "(정부가)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본다. 그 이후 필요하다면 입장을 내겠다"고 했다.

이날 일부 언론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경질설이 보도된 데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기사"라고 대통령실은 공식 부인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 당이 작년부터 집권 여당이 되긴 했지만 당정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당정협의 중요성을 재강조하고 "모든 정책을 MZ·청년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이) 그 세대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여론을 주도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여론수렴 과정에서 특정 방향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면서 "당정이 몇 가지 안(案)을 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논의을 시작해야지 '답정너' 식으로 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레시안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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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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