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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구타하고 성희롱까지…佛경찰 '연금개혁 반대 시위' 진압 논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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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대 '브라브 엠'의 과잉진압 정황 녹음파일 공개…
인종차별·성희롱·협박 발언 이어 구타 소리도 담겨

머니투데이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툴루즈에서 연금 개혁을 추진하면서 헌법 제49조 3항을 사용해 하원 표결을 건너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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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금개혁 강행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며 격화된 가운데 프랑스 경찰의 시위대 진압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현지매체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경찰 특별조직인 '브라브 엠'(Brav-M)은 연금개혁 반대시위 진압 과정에서 무력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브라브 엠은 2인 1조로 구성된 프랑스 경찰의 특수 오토바이 부대로 권총, 최루탄 등으로 무장한다. 이들은 지난 2019년 3월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노란조끼' 시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탄생해 시위대 대응을 위한 특수 훈련을 받았다고 프랑스24는 설명했다.

브라브 엠에 대한 논란은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와 온라인 방송사 루프사이더가 시위 현장 상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브라브 엠 경찰관들이 시위 현장에서 체포한 사람들에게 성희롱적,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파일은 지난 20일 파리 3구에서 녹음된 것으로, 여러 명의 경찰이 시위대 7명에게 모욕적이고 굴욕을 주는 발언이 담겼다. 심지어 경찰이 이들 중 1명을 때리는 소리도 포함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약 20분 정도의 녹음 파일에서 한 경찰은 '차드' 출신이라는 한 청년에게 "차드로 가려면 스페인에서 바다를 통해서 가느냐", "거기서 잘 먹기는 하냐" 등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프랑스 국영 라디오 프랑스엥포에 따르면 인종차별 발언을 들은 청년은 23세 흑인이었다. 이 청년은 프랑스엥포와 인터뷰에서 해당 발언을 할 경찰을 고소할 계획이라며 "처음에는 두려움 때문에 고소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녹음 파일 공개로) 용기를 얻었다"며 "(경찰의 발언은) 아마도 내 피부색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오토바이 특수경찰 부대 '브라브 엠' 경찰이 도망가는 시위대를 체포해 구타하고 있다. /영상=트위터

녹음파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게 "다시 거리에서 만난다면 그때는 경찰차가 아닌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협박 발언과 "네가 원한다면 같이 자러 갈 수 있다" 등의 성희롱 발언도 담겼다. 아울러 경찰이 시위대를 폭행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소리도 두 차례나 들렸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브라브 엠 경찰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민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무력을 과하게 사용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는 등 논란은 거세졌다. 프랑스 하원에는 지난 23일 브라브 엠 해산을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26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27일 오전 0시30분) 기준 4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논란이 점차 확산하자 로랑 누녜즈 경찰청장은 프랑스5방송 인터뷰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소수의 개인 행동으로 최근 몇 년간 유용성을 보여준 조직 전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태로 브라브 엠 경찰 전체를 비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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