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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현대차에 밀린 일본의 역습? 韓 신흥 시장 진출 막는 ‘새 전기차 충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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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연구원 27일 보고서 발간

中日 내놓는 차오지 충전기 대응위해

“우리 ‘콤보 충전기’ 국제표준화 필요”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동남아시아 등 주요 신흥국에서 중국과 일본이 보급에 나선 전기차 충전기가 우리 기업의 현지진출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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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연구원은 27일 낸 ‘전기차 급속충전 규격 표준화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서 “유럽과 미국, 또 우리나라가 사용하고 있는 전기차 급속충전기 ‘콤보(CCS·Combo)’ 규격을 글로벌 표준 규격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급속충전 표준규격은 미국·유럽·우리나라의 콤보, 일본의 차데모(CHAdeMO), 중국의 ‘지비티(GB/T)’와 테슬라 독자규격이 병존하고 있다. 앞서 일본 닛싼이 앞세운 차데모가 글로벌 전기차 규격을 확장한 바 있지만 최근에는 우리기업과 유럽, 미국 완성차업계의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콤보가 점차 시장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프레세덴스 리서치에 따르면 콤보는 2021년 기준 전세계 시장점유율을 38.7% 차지했는데 오는 2025년 이를 44.9%, 2027년에는 48.0%까지 늘린다. 반면 차데모는 2021년 시장점유율이 27.5%였지만 2025년에는 21.5%, 2027년에는 18.5%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콤보 충전기를 사용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 차데모 사용 업체들보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차데모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독자규격을 갖췄던 테슬라도 유럽에서는 콤보와 호환성을 확보하고, 미국에서도 ‘국가 전기차 인프라(NEVI)’ 사업을 따내기 위한 호환성 증진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차데모와 호환이 가능한 급속충전 차오지(ChaoJi)를 중국과 공동개발하면서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지비티·차데모와 모두 호환이 가능한 충전기를 동남아 현지에 보급하면서 기존 차데모와 지비티 모델까지 현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동남아 현지에서 전기차 사업을 확장하려는 우리기업에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이 앞세운 저가 전기차가 차오지 충전규격을 취할 경우, 콤보를 쓰는 우리 기업 차량을 판매가 저해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GM우링은 인도네시아에 최근 중국산 전기차 충전기 규격을 넣은 우링에어EV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2022년 현지에서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현지 판매량이 2위였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국내 완성차업계에는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중국이 차오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일본의 히타치 공업(Hitachi Industrial Products)은 200~350kW 규모로 개발을 마친 차오지 충전기를 4월부터 2년간 실증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미 베이징-상하이 고속도로 구간에 차오지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 실증에 들어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차오지가 표준 판도를 뒤집기는 어려울 전망이나 신흥국 시장 내 급속충전 인프라 구축이 우리 기업에 오히려 불리한 요소로 작용해선 안된다”면서 “국제표준을 만들어서 규격 통일로 인한 편의성 향상·비용 절감 가능성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기차 보급 및 관련 산업발전을 위해서도 충전 편의성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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