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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소행성 흙’ 담긴 미 탐사선 9월 지구 귀환…생명체 기원에 다가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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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에 달린 로봇팔이 소행성 ‘베누’ 표면에 닿기 전과 후의 모습. 베누 표면과의 접촉은 실제 6초간 이어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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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소행성 ‘베누’에 접근 중인 우주탐사선 ‘오시리스-렉스’의 상상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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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7년 전 발사했던 우주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소행성 ‘베누’ 탐사를 마치고 올해 9월24일(미국시간)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소행성에서 채취한 암석 시료에 생명체와 연관된 단서가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주 일본은 또 다른 소행성인 ‘류구’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생명체의 기본 요소인 ‘RNA’의 구성물질 일부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미국도 단서를 찾을 경우 향후 지구 생명체가 소행성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에 대한 연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16년 발사해 2020년 소행성 베누에서 암석 시료를 얻는 데 성공한 우주탐사선인 오시리스-렉스가 올해 9월24일 유타주의 한 사막에 착륙키로 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오시리스-렉스는 2020년 10월 20일 지구에서 3억2100만㎞ 떨어진 우주를 비행하던 지름 492m짜리 소행성인 베누 표면에 바짝 접근해 로봇팔을 뻗었다. 로봇팔은 베누 표면에 접촉하며 가스를 강하게 분사했고, 이때 공중에 떠오른 시료를 동체 안으로 빨아들이는 방법으로 채취에 성공했다.

NASA 연구진은 오시리스-렉스가 지구에 착륙하기까지 남은 6개월 동안 시료를 회수하기 위한 절차를 반복 숙달할 예정이다. 유타주 사막에 시료 보관용 캡슐이 떨어지면 이동식 클린룸에 담아 헬기로 신속히 옮긴 뒤 실험실에서 캡슐을 열어 가공하는 과정을 빠르고 실수 없이 하는 게 목표이다.

NASA가 연습 과정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건 ‘오염 방지’다. 시료가 지구 환경에 뒤섞이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과학계는 수십억년 전, 지구에 떨어진 수많은 소행성에 묻어 있던 특정 물질이 지구 생명체를 촉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가설을 갖고 있다. 지구에 온 적 없는 베누에서 생명체를 만들 만한 물질이 발견되면 학계의 예상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가 생긴다.

이 때문에 지구에 현존하는 미생물에 베누에서 담아온 시료가 접촉하면 큰일이다. 베누에 담아온 시료를 분석해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돼도 그것이 원래부터 베누에 존재하던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 7년간 탐사의 의미가 퇴색된다. 시료를 ‘깨끗하게’ 운송하고 개봉하는 절차를 가다듬는 데 NASA가 신경을 집중하는 이유다.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에서 채취한 시료는 250g 내외다. NASA는 “이 가운데 4분의 1은 오시리스-렉스와 관련한 팀이 분석하도록 분배하고, 나머지는 다른 기관이나 나라의 과학자들이 현재 또는 미래에 살펴볼 수 있도록 저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일본 연구진은 미국보다 한발 앞서 중요한 성과를 발표했다. 우주를 떠도는 또 다른 소행성인 류구에서 2019년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지구 생명체의 기본 요소인 RNA를 이루는 물질 일부가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만약 NASA가 베누에서도 비슷한 물질을 찾는다면 지구의 생명체가 소행성에서 기원됐다는 가설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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