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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 유보···“서울시, 대화의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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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지원 조사에 ‘표적수사’ 항의

박경석 대표 “대화 통해 문제 해결할 것”

경향신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상임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시청역 1호선 승강장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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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시가 대화 의사를 밝혔다. 당장 지하철을 타지 않고 서울시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며 23일 오후에 하려던 지하철 탑승 시위를 유보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환승 통로에서 가진 서울420장애인차별철폐연대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장연은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대화 약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을 중심으로 대화 촉구를 위한 지하철 탑승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했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우리는 불법을 저지를 생각이 없다. 다만 지하철에 탑승한 시민들에게 헌법에 보장된 장애인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지독한 차별 상태에 대해 말했을 뿐”이라며 “이것을 강성시위라고 말하며 혐오를 조장하는 서울시의 방식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와의 대화 자리가 열려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우리는 오늘 지하철에 탑승하지 않고, 지하철 연착시키지 않고 장애인 시민권 문제를 시민들께 알리겠다”며 “4월20일까지 이곳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하면서 서울시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대화의 흐름은 전날 전장연과 서울시의 면담자리에서 마련됐다. 박 상임대표는 서울시 복지정책과장을 2시간가량 만나 향후 대화 일정을 조율했는데, 이 자리에서 박 상임대표는 복지정책실장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서울시 측도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지하철 승차 시위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할 경우에는 더 이상의 대화가 어렵다”면서도 “대화의 창구는 항상 열려있다”고 했다.

전장연은 서울시가 진행 중인 장애인 활동 지원급여 수급자 전수조사는 ‘표적조사’라고 거듭 주장했다. 박 상임대표는 “국가보조금이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서울시의 전수조사는 한국 장애인 거주 시설협회 등의 ‘거주시설 예산이 뺏기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받아 활동지원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했다.

조아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는 “서울시는 지난해 탈시설 수요 조사에서 ‘시설을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한 장애인에게 지원계획을 하지 않고 있다”며 “묻기만 하고 대책은 안 세우는 서울시는 시설 거주 장애인을 희망 고문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3차 탈시설 계획을 하루 빨리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시청역에는 500명의 장애인 활동가들이 모여 ‘장애인도 사람이다’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하라’ ‘혐오는 쓰레기통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2시40분쯤에는 전장연 활동가들이 역무실 앞에 천막을 설치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50분쯤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에 가로막혔다.

오후 4시에는 서울시청 옆 차로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정부에 장애인권리예산 확보, 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 확대,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지원 강화 등을 요구했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지금까지 만난 정치인, 부처 관료들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는 전장연의 요구가 타당성이 있다고 인정한다. 그런데 예산을 이야기하면 묵묵부답이 된다”며 “이제는 더 이상 참고 기다릴 수만은 없기에 우리는 오늘을 기점으로 윤 정부, 오세훈 시장과 투쟁하겠다”고 했다.

‘오후 4시40분쯤 장애인활동가들과 경찰이 차선점거를 놓고 충돌하며 집회가 20여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이들은 5시50분쯤 집회를 마치고 한국프레스센터 방면으로 행진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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