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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불체포특권 포기 사실상 당론 추진하는 與…고심 빠진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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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 51명, 불체포특권 포기 대국민 서약 결의

오는 30일 하영제 체포동의안 표결…가결 가능성도

野 ‘이재명 방탄’·‘내로남불’ 비판 피하기 어려워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사실상 당론으로 밀어붙이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구속 기소를 피하게 됐지만, 추가적인 사법리스크가 남아 있어 이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가 ‘미리보는 이재명의 운명’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3일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보고될 예정이다. 이후 오는 3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에 대한 최종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결과는 앞서 본회의에서 부결을 받은 이 대표, 노웅래 민주당 의원과는 달리 가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날 처리를 앞두고 이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불체포특권 포기 각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한 여당 소속 의원은 51명이다. 국민의힘 전체 의석수(115석)의 44%에 달한다.

이데일리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불체포특권 포기 대국민 서약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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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연 자리에서 “정치권 기득권을 내려놓는 첫 번째 개혁과제는 대한민국 정치 사전에서 방탄 국회라는 용어를 삭제하는 것”이라며 “이를 헌법 44조에 명시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행정부의 부당한 권력 행사로부터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헌법상의 국회의원 권리는 시운을 다했다”며 “이 제도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는 유효했지만 지금은 권위주의 정권도 체제도 아니다. 더 이상 불체포특권을 의원의 비리 방어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시대와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렇게 여당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거의 당론 차원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가까스로 부결됐지만 또 다른 혐의로 검찰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넘어올 경우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서다. 또 오는 30일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따라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분륜)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하 의원 표결을 앞두고 우리 당 입장에서는 사실상 외통수에 걸려든 셈”이라며 “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이후 당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를 시작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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