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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하교 후 늘 배고프다던 아이”…대전 초등학교서 ‘부실 급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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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 개선사항 안내문 공지 띄워

동아일보

학교 측이 제공한 급식 사진(왼쪽 상단·하단)과 실제 재학생이 촬영한 급식 사진. 네이버 카페 ‘도담도담 대전맘’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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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서 부실 급식 논란이 불거졌다.

대전 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지난 19일 ‘눈속임의 학교급식, 더 이상 속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부실 급식 실태를 알리는 폭로성 게시글이 올라왔다. 초등학교 6학년생 아이를 둔 학부모라고 밝힌 A 씨는 “아이가 하교 후 늘 ‘배고프고 급식이 맛없다’고 했는데 배고프단 말이 성장 중에 먹고 뒤돌면 배고프다는 의미인 줄 알고 무심했다“며 “이런 말도 안 되는 급식을 먹으며 학교에 다니게 하고 아이를 믿어주지 못한 내가 원망스럽다”고 자책했다.

A 씨는 당초 학교 알림 애플리케이션(앱)에 올라오는 급식 사진만 보고는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가 실제로 받아든 급식은 달랐다. A 씨는 아이가 찍어온 급식 사진을 카페에 올린 뒤 “실제로 튀김은 속 내용물보다 튀김옷이 두꺼웠고, 부침은 오래돼 말라 있거나 기름에 너무 많이 젖어있어 먹을 수 없었다”고 했다. 또 “감자탕, 갈비탕, 소고깃국에는 고기가 거의 없었고 우동 같은 면류는 젓가락으로 들지 못할 정도로 불어 다 끊어져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아이가) 급식 시간에 더 달라하기에는 눈치가 보였지만, (더) 달라고 해도 밥과 국, 김치 정도만 조금 더 배식이 됐다고 한다”며 “타학교와 같은 급식비 지원을 받는데 왜 급식의 질과 양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차이가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6학년이니 마지막 1년 조용히 넘어갈까 했지만 ‘아래 학년 동생들을 위해서라도 참으면 안 된다’는 아이의 말에 소리를 내기로 결심하고 글을 올려본다”고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동아일보

학교 측이 제공한 급식 사진(왼쪽)과 실제 재학생이 촬영한 급식 사진. 네이버 카페 ‘도담도담 대전맘’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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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거세지자 학교 측은 지난 21일 공식 홈페이지에 ‘학교급식 개선사항’을 발표했다. 학교 측은 안내문을 통해 “자율배식대를 활용해 부족함 없이 급식하도록 개선하겠다”며 “홈페이지에 등록되는 급식 사진을 학생 실제 배식량 기준으로 등록하겠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로 중단됐던 학부모 식재료 검수 및 모니터링 활동을 재개하겠다”며 “조리 종사원이 친절한 태도로 배식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음식 조리 시 최선을 다하고 배식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해 학생들이 급식을 먹을 때 불편함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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