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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유통가 총수들 특급의전…홍라희·이부진·정지선 만난 ‘명품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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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총괄 회장은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 동안 초특급 VIP 의전을 받았다. 2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이어 21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안내로 주요 백화점을 둘러봤고,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과 비공개 만남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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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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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백화점 방문 일정 이어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bonjour, enchanté)!”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신세계백화점 2층으로 아르노 회장이 들어서자 각 매장 관계자들이 나와 환영 인사를 건넸다. 아르노 회장은 장녀 델핀 아르노 디올 최고경영자(CEO), 둘째 아들 알렉상드로 아르노 티파니앤코 부사장, 피에트로 베카리 루이비통 최고 경영자 등과 함께 불가리·티파니앤코·디올·루이비통·벨루티 등 LVMH 산하 브랜드를 둘러봤다.

아르노 일행은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사장의 안내로 약 1시간 동안 매장 곳곳을 살펴봤다. 매장 구성은 물론 진열된 제품도 살펴보고, 벽 소재 등 인테리어도 꼼꼼히 챙겼다. 층을 바꿔가며 남성복 매장, 화장품 매장까지 자세히 둘러봤다. 한 매장에서는 환영 인사로 박을 터트리는 퍼포먼스가 이뤄졌을 정도로 매장 직원들의 환대가 이어져 환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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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고야드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고야드는 이날 아르노 회장이 방문한 매장 가운데, 유일하게 LVMH 소속이 아닌 브랜드다. 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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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오전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찾아 정지선 회장,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와 만났다. 현대백화점에서도 1시간가량 루이비통·티파니·불가리 등 LVMH 산하 브랜드를 둘러봤다. 신세계 강남점을 둘러본 이후 오후 5시쯤에는 여의도 더현대 서울로 이동해 20여분 머물며 매장을 둘러봤다. 티파니 매장에서는 부사장인 아들과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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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티파니앤코 매장에서 아들 알렉상드로 아르노 티파니앤코 부사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지연 기자




아르노 회장은 같은 날 오후 6시30분께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을 방문했다. 미술관 관람 시간이 끝나는 오후 6시 이후의 비공개 방문으로,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이 이들을 직접 맞이했다. 현재 리움미술관에서는 이탈리아 조각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와 ‘조선의 백자:군자 취향’ 전시가 열리고 있다. 약 50분 간 전시실 및 미술관을 둘러본 뒤 이곳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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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 회장 일가는 21일 저녁 리움미술관에서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안내로 미술관을 둘러봤다. 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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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총출동 특급 의전, 왜



아르노 회장의 이번 방문은 코로나19 기간 중 급성장한 한국 명품 시장을 직접 둘러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방한으로 국내 명품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루이비통의 신규 매장 출점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명품업계에서 LVMH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2021년 루이비통코리아는 국내서 1조4600억원, 크리스챤디올쿠뛰르코리아는 6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백화점 업계서 명품 매출 비중은 20~30%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번 방한 일정 대부분이 백화점으로 집중되고 각 백화점에서 1등 매출을 올리는 지점 위주로 총수들이 출동한 이유다. 첫날 신동빈 회장이 직접 안내한 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의 경우 국내 루이비통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는 지점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도 최단기간 1조 매출을 기록한 판교점으로 이들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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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21일 오전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델핀 아르노 크리스찬 디올 CEO.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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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이번 아르노 회장 방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명품 부티크 강화를 골자로 백화점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도 소공동 본점 및 영플라자 리뉴얼을 집중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루이비통 신규 출점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특히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1차 심사에서 명품 부티크를 취급하는 DF5 구역 낙찰이 유력한 상황이다. 루이비통을 비롯한 LVMH 브랜드의 입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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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방문한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을 직접 안내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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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간 협업이나 매장 출점 같은 실무적 논의보다는 국내 유통업계와의 관계 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최근 명품 업계에서 한국은 떠오르는 시장이다. LVMH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샤넬은 아시아 지역 최초로 서울에 VIC(최고 중요 고객) 전용 매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아르노 회장이 방한해 매장 출점 같은 실무적 논의를 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유통업계 총수 등 경영진들과 직접 만나 좋은 관계를 쌓는다는 의미가 더 클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이번 방한에 장녀와 둘째 아들을 동행한 것으로 보아 경영 승계 의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명품 시장이 커진 만큼 중요한 시장을 직접 둘러보고 실무 경영진들과 관계 쌓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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