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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테슬라 따라하다 제 살 깎는 독일차…中 '마이너스섬 게임'에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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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중국 자동차 업계의 출혈 저가 경쟁에 독일 자동차 전문가가 '마이너스섬 게임'이라며 업계가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관영 환구시보 온라인판 환구망은 '독일의 소리 중국망'의 최근 기사를 인용해 "중국 자동차 시장이 이런 적이 없었다"며 "지금의 가격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마이너스섬 게임"이라고 보도했다.

머니투데이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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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많게는 2만2000위안(약 418만원, 창안자동차)에서부터 작게는 6000위안(약 114만원, 비야디)까지 모델별로 자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사실상 할인 경쟁으로, 최초 진앙지는 테슬라다.

독일 유명 자동차 전문가 두덴호프는 "테슬라가 가격 전쟁을 일으킨 건 시장 독과점 지위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 이익률은 25%에 이른다. 테슬라가 간신히 버틸 만큼 가격을 내리면 다른 메이커들은 역마진에 놓인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BMW와 폭스바겐 등이 저가 경쟁에 참여했다. 중국 내 독일 자동차 명성은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10.23% 점유율로 시장 1위인 폭스바겐을 비롯해 BMW(8위), 벤츠(9위), 아우디(12위) 등이 선전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중국에서 452만대, 유럽 409만대였던 판매 대수가 2021년 중국 424만대, 유럽 258만대로 독일 자동차들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치솟고 있어 저가 경쟁에서 막대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두덴호프는 "현재 가격전쟁은 독일 자동차업체들에 큰 위험"이라며 "독일 브랜드가 중국에서 이익을 내왔지만 이제 이익이 현저히 줄어드는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독일 자동차들이 살 길은 점유율 확대다. 독일 현지 매체 '캐피털'은 폭스바겐을 예로 들었다. 폭스바겐은 기존 모델의 판매가격이 경쟁사에 비해 너무 비싸 원가절감과 신모델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폭스바겐은 마진율을 희생시키더라도 중국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

독일 자동차들이 처한 어려움은 더 있다. 전기차 기술이다. 두덴호프는 "중국은 전기차에 베팅하고 있다"며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이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2035년에서야 내연기관 신차 사용을 금지한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온전히 전기차에만 집중할 수 없는 여건이다. 그는 "중국은 하나의 전략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독일 자동차 회사들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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