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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재명 “유동규 말이 어떻게 증거가 되냐” VS 檢 “특정인 진술 기반해 수사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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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일각선 "이 대표 측 재판 후 내다볼 수도"

세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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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의 '대장동·위례 의혹'에 대한 기소가 임박했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진술이 변경된 특정인의 진술에 기반한 수사라고 평가 절하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 측이 재판 후를 내다보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21일 뉴시스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는 이르면 이번 주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기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공소장을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은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민간사업자들의 변경된 진술에 기반한수사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월30일 기자간담회에서 '428억 약정 승인' 의혹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이 저에게 말했다고 하나. 아니다.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어떻게 증거가 되느냐"며 "지금 검찰은 '그런 소문이 있다'를 기소 이유로 든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남욱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의 번복된 진술은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야당 대표에 대한 수사에 열을 올린다", "카더라식의 전언과 번복된 진술 말고는 제대로 된 증거 하나 제시 못하고 있다", "번복된 범죄자의 진술로 야당 대표 구속하기 위한 협작"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반면 검찰은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는 입장이다.

공식적으로는 “특정인 진술에 기반해서 수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 외에도 혐의를 입증할 복수의 진술과 물증이 있고, 유착 외에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는 뜻이다.

우선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결재한 문건들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성남시 소속 직원들의 이메일, 보고자료, 회의 자료 등을 종합하면,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이 민간사업자들이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팀은 공모지침서에 '사업이익금 중에서 공사에 배분되는 비율이 70% 이상인 경우 만점을 부여하고, 5% 간격으로 점수를 낮추다가 35% 미만인 경우 0점 처리하자'는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최종 공모지침서에는 성남도개공이 확정이익(약 1822억원)을 받기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간사업자에게 이익을 몰아주겠다는 의도가 없다면 이 같은 사업 구조를 이 대표가 승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결국 검찰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재판, 혹은 재판 후까지 내다본 것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법원이 유 전 본부장의 진술에 속았다거나 특정 몇몇의 거짓말로 인해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식의 주장을 하려는 것이라는 우려다. 유죄가 선고돼도 이를 부정하기 위해 선제 발언을 하는 것이라는 취지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드루킹 사건' 유죄 판결로 2021년 7월26일 재수감을 앞두고 "사법부가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바뀔 수 없다는 점은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그렇게 외면 당한 진실이지만 언젠가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2015년 8월24일 뇌물수수 혐의 유죄 확정 후 수감되기 전 "저는 결백하다. 그래서 당당하다. 울지 않겠다. 굴복하지 않겠다"며 "사법정의가 이 땅에서 죽었기 때문에 그 장례식에 가기 위해 상복을 입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와 한 전 총리의 발언은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에 불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도 재판 후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정치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미 구속되는 등 이 대표는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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