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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먹튀 논란’ 최우식 국일제지 대표, 셀프 선임해 대표직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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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지분 공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고의적 회생절차 돌입 등 여러 의혹을 받는 최우식 국일제지 대표가 정기주주총회에서 셀프 선임으로 대표직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 대표 지분은 주식담보대출로 반대매매 당해 무더기로 쏟아졌지만, 작년 말 기준 의결권이 살아있어 정기주총에서 행사하는 게 가능해서다. 오너리스크로 회생절차까지 밟게 된 상황에서 최 대표의 연임을 두고 투자자, 채권자 모두 반발이 큰 상황이다.

조선비즈

국일제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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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일제지는 오는 29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국일제지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주요 안건에는 최우식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이 포함됐다.

20일 기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우식 대표가 보유한 지분을 7%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계약 시 주고받은 주식(988만5000주), 증권사·대부 업체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뒤 반대매매된 물량(최소 611만5000주) 등을 감안한 수치다.

그러나 주주총회에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이뤄지기에 최 대표의 지분 32.13%를 모두 인정받는다. 최 대표가 본인 재선임 안건에 표를 행사하면, 앞으로 3년간 국일제지 대표로 재직하게 된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 역시 최 대표가 유일해 이를 저지할 세력도 없다.

투자자, 채권자들은 최 대표의 셀프 연임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오너리스크로 국일제지 거래가 정지된 만큼 책임 소지가 분명한 최 대표가 회사를 이끌기엔 부적합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우식 대표는 그간 다수 증권사, 대부업체를 통해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하면서도 지난 2015년 이후 지분 공시를 한 차례도 하지 않아 허위 공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할 경우, 주식담보대출 계약 체결 시 담보 제공 사실을 투자자에게 알려야 하는데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

이어 최대주주 변경 계약 체결 이후 3일 만에 회생절차에 돌입했고, 이 과정에서 서둘러 지분을 정리하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익(손실 회피)을 남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 530억원가량이 잡히는 건실한 회사가 불분명한 이유로 회생절차 돌입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회사 측이 의도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정기주총에서 전자투표가 가능했지만, 올해는 전자투표를 시행하지 않아서다. 용인에 있는 본사에 들러 직접 표를 행사해야 한다. 주로 의결권 행사 절차를 번거롭게 만들어 의결권 행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쓰이는 방법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환이 가능한 전환사채, 만기 연장이 가능한 어음 등을 갚지 못해 회생절차에 돌입했다고 발표하는 등 회사 측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우식 대표가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주식이 쏟아지고 잘못된 판단으로 회사가 엉망이 됐는데도, 회사는 대표에 대해 배임,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않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회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관계자들은 답변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국일제지와 최대주주 변경 계약을 체결했던 디케이원은 종전에 맺었던 계약이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1차 양수도대금으로 받은 주식 988만5000주는 이미 장내에서 팔린 상태다.

국일제지는 지난 2018~2019년 그래핀 관련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으로 배열돼 강철보다 200배 이상의 강도를 갖는 물질이다. 국일제지는 자사 시연회에 글로벌 기업 구글이 참석, 사업 제휴를 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인아 기자(ina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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