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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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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제이홉, 발표하는 노래마다 미국서 성공비결 “자신만의 확고한 음악 세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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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방탄소년단(BTS) 제이홉(j-hope)이 세계 최대 음악시장 미국에서 또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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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빌보드차트에 따르면 제이홉의 ‘온 더 스트리트’(on the street/with J. Cole)가 메인 싱글차트 ‘핫100’ 60위에 올랐다.

제이홉이 솔로 가수로서 처음 핫100에 오른 건 ‘치킨 누들 수프’가 81위에 진입한 2019년이다. 당시 포브스는 “제이홉이 솔로 가수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라고 표현했다. 2022년에는 ‘모어’(82위)와 ‘방화’(96위) 2곡을 진입시켰다. 이로써 제이홉은 지금까지 총 4곡을 핫100에 올렸다. 이는 방탄소년단(26곡), 블랙핑크(9곡), 싸이(5)에 이어 한국 가수 4번째 최다 진입 이다.

제이홉은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에 2018년 믹스테이프 앨범 ‘홉 월드’(63위, 38위), 2022년 정규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17위)를 진입시켰다.

미국 아이튠즈 차트에는 5곡(치킨누들수프, 모어, 방화, 러시아워, 온더스트리트)이 1위에 올랐다. 이는 한국 솔로가수 최다 1위 기록이다.

'온 더 스트리트'는 발매 8일 만에 미국에서 10만 유닛(unit) 판매를 돌파해 한국 솔로가수 최단 기록을 세웠다. 유닛은 한 장의 앨범 판매와 동등한 음악 소비 단위로, 실물 판매와 다운로드 수치에 오디오 스트리밍을 일정 비율 합산해 나타낸다.

제이홉이 미국 시장에서 매번 성공을 거두는 첫 번째 이유는 자신만의 확고한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자신이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한 곡으로 이같은 결과를 성취했다.

두 번째, 제이홉이 만드는 음악 장르의 다양성과 광폭의 협업 행보는 대중성은 물론 케이팝의 경계를 확장하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포브스는 2019년 10월 8일 자 기사에서 “제이홉은 싱글 ‘치킨 누들 수프’로 하나 이상의 스타일별 차트에 등장한 뮤지션 중 한 명이다. 그의 다재다능함 덕분에 해당 분야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치킨 누들 수프’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팝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 진입했고, 한국 남자 솔로 가수 최초로 빌보드 랩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 진입했다. 미국의 라틴계 팝스타인 베키 지가 영어와 스페인어를 동시에 구사하며 피처링에 참여한 것도 새로운 케이팝 리스너들의 유입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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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 스타일의 록 사운드가 들어간 한국어 노래 ‘모어’는 빌보드 록 차트를 개척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얼터너티브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얼터너티브 스트리밍 송 차트, 핫 얼터너티브 송 차트에 진입했다. 핫록 & 얼터너티브 송 차트에도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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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홉은 ‘온 더 스트리트’를 통해 힙합의 거장 제이 콜과의 협업을 성사함으로써, 한국은 물론 힙합의 본고장 미국의 힙합 팬들을 놀라게 했다. SNS에는 미국의 힙합 팬들이 제이홉을 통해 케이팝을 처음 접했거나 케이팝에 대한 편견을 깼다는 후기가 수없이 등장하고 있다.

‘온 더 스트리트’의 파급력은 미국과 함께 세계 2대 음악시장으로 꼽히는 영국에서도 증명됐다.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37위에 오르면서 한국 솔로 가수로는 2013년 싸이의 ‘젠틀맨’ 이후 10년 만에 톱40에 진입했다. 특히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오피셜 힙합·알앤비 싱글차트에 진입(24위)했다.

다만, 소속사 차원의 체계적인 프로모션의 부재가 아쉽다. 지난해 7월 제이홉의 솔로 앨범 발매 당시, 미국 라디오에 방송용 음원 파일이 제공되지 않은 게 알려지며 팬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번 주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한 컨트리 가수 모건 웰런(MorganWallen)은 앨범에 수록된 36곡 모두를 핫100에 진입시켰다. 집계 비중이 큰 라디오 방송 점수가 높은 게 주효했다. 반면 제이홉은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세일즈 점수를 확보했지만 라디오 점수는 0점에 가까웠다. 미국 아이하트 라디오의 PD이자 DJ는 발매 당일까지 ‘온 더 스트리트’의 파일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SNS에 알렸다.

이번주 핫100 13위와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에 오른 니키 미나즈 싱글의 경우 5개 버전으로 발매됐다. 제이홉의 ‘온 더 스트리트’가 실물 CD도 없이 단 1개의 디지털 싱글 버전으로 핫100에 오른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대중들을 사로잡은 제이홉의 음악성과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의 결과다.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의 열정적인 팬심은 이미 유명하다. 아미 팬덤은 방탄소년단의 데뷔 시절부터 홍보의 최일선을 담당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현지 광고 또는 방송 출연 한번 없이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것은 팬덤의 헌신 없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곧, 세계적인 기획사로 성장한 하이브가 언제까지 팬덤의 헌신에 의존한 성적을 기대할 것인가에 대한 반문이기도 하다.

소속사는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의 부재를 걱정하는 대신, 10년 만에 비로소 솔로 활동을 시작한 멤버를 위해 체계적인 서포트를 하는 것이 먼저였을 것이다.

제이홉은 입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 세계 많은 음악팬들은 제이홉의 입대를 아쉬워하면서도 제대 후 선보일 제이홉만의 새로운 음악 세계에 벌써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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