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16일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방일 일정을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굴욕적 대일 외교를 중단하라”며 태극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장경태 최고위원, 박홍근 원내대표, 이 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김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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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내년 총선에서 패하면 당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내 정치도 끝난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서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당내 사퇴론과 쇄신론에 즉답을 피한 채 단결을 호소하면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쭉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양한 이야기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이번 사태가 났다”며 체포안 이탈표 사태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고 한다. 개딸(개혁의딸)들의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트럭시위 등 공격을 두고 “일부 지지자들의 지나친 행위로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당 대표에게 있다”고 사과도 했다고 한다.
그는 7분 남짓 발언 말미에 단결을 호소했다. “내년 총선에서 패하면 당이 어려워지고, 내 정치도 끝난다”며 “총선 승리가 모두의 목표고, 나도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러니 다 같이 힘을 뭉쳐나가자”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박수가 쏟아졌다고 한다.
이날 의총 이후 이 대표가 “당내 소통을 좀 더 강화하려고 한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수습책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 위기 때마다 선배 대표들은 자리에서 물러났다”(조응천 의원)라거나 “전면적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강훈식 더좋은미래 대표)는 요구에 대한 답변도 내놓지 않아서다.
이에 적지 않은 의원들은 “당 분위기를 수습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제 이 대표가 입을 열기 시작했을 뿐”이라며 “솔직한 이야기가 의원들 사이에 오고가야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설훈 의원도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했고, 조응천 의원은 “자기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인적 쇄신과 관련해선 “이 대표도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있다”며 “4월 중에는 가능성이 있고, 임명직 당직자부터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다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친명계 장경태 정치혁신위원장이 전날 ‘기소 시 직무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 삭제를 검토한다고 밝힌 게 논란을 키웠다. 대표직 방탄을 위해 당헌마저 고치겠다는 행태에 비명계는 물론 친명계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한 친명계 의원은 중앙일보에 “장 의원이 자기 정치를 하려는 것 같다”며 “지도부에 보고도 안 된 사안을 공개해 비명계의 반발을 불렀다”고 말했다.
정용환·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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