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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스피가 25%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 하락이 이어졌지만 주식 투자자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자산 가치가 일시적으로 급락했던 2020년 '동학개미운동'에 동참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지난해 주가가 급락했을 때 시장에 새로 진입한 덕분이다. 이들은 낙폭이 컸던 기술주와 이익 증가 기대가 큰 2차전지 기업에 집중 투자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2509개사의 주주(중복 제외)는 약 1441만명으로 1년 전 대비 4.1% 증가했다. 1인당 평균 보유 종목은 5.85개, 평균 소유 주식 수는 7688주로 조사됐다. 주주가 가장 많은 회사는 삼성전자(638만명)로 1년 전 561만명 대비 13.6% 증가했다. 2위 카카오(207만명)보다 약 3배나 많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이 주주 수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까지 떨어졌을 때 신규 진입하거나 자녀에게 삼성전자 주식을 증여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SK하이닉스 주주 역시 100만명을 넘었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3위에 올라서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현대차(121만명) 주주도 꾸준히 늘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게임, 바이오, 2차전지 등 성장성 높은 테마 종목의 주주가 크게 늘었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29만명)가 셀트리온헬스케어(28만명)를 제치고 코스닥 주주 수 1위를 차지했다. 2차전지 양극재 소재로 초대형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된 에코프로비엠(22만명)과 엘앤에프(17만명)는 지난해 코스닥 주주 수 상위 5위 안에 들지 못했으나 올해는 각각 3위, 5위를 차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디지털자산관리본부장은 "2020년 코로나19 초기 동학개미운동 때 동참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지난해 하반기에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참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큰 자금은 아니지만 주식이 어느 정도 저점에 왔다고 판단해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3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일부 투자자는 특히 지난해 5월 말, 9월 초 대규모 증시 조정이 있었을 때 투자금액을 늘렸다. 정연규 삼성증권 SNI삼성타운금융센터 지점장은 "고액 자산가들은 새로 주식 투자에 뛰어들기보다 기존 투자자들이 조정이 있었던 시점에 투자 규모를 늘렸다"고 말했다.
주가가 저점을 형성했던 시기라 증여가 늘어난 데서 투자자가 증가한 배경을 찾기도 한다. 예결원에 따르면 지난해 20세 미만 주식 소유자는 75만명으로 1년 전(65만명) 대비 4% 증가했다. 이들이 소유한 주식도 26만주에서 27만주로 증가했다. 주식 투자자를 성별·지역별·연령별로 분석해보면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이 총 11억8000만주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구에서는 40대(4위)·60대(2위)·70대(6위) 남성이 모두 보유 주식 수 상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이후 동학개미운동을 이끌었던 20·30대에서는 주식 소유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0대 주식 소유자는 180만명으로 2021년 204만명 대비 11% 감소했다. 30대 소유자도 285만명에서 283만명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반면 50~80대 이상 주식 소유자 수는 증가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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