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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밤새 틀어도 끄떡없다"…이렇게 난방비 폭탄 피하자 [더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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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껑충 치솟은 난방비 때문에 목욕탕은 하나 둘 문을 닫고 있고요, 가정집에서는 가스요금 고지서 열어 보기가 무서울 지경인데요.

난방요금 폭탄에 대한 원성이 높자 정부가 잇따라 대책을 내놓았는데, 소비자 지원금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졌죠.

급한 불 끄느라 어쩔 수 없다지만, 이게 맞는 걸까요?

소비자가 내든 정부가 떠안든 국민 부담이기는 마찬가지인 데다, 온실가스 펑펑 내뿜는 화석 연료 의존을 고착화시키는 꼴이 될 텐데 말이죠.

난방비 문제, 보다 친환경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보겠습니다.

에너지 자립형으로 지어진 한 견본 주택, 가스나 기름보일러 대신 전기로 가동하는 히트펌프라는 난방 장치가 달렸습니다.

온도 차를 이용해 외부 공기에 존재하는 열을 모아 집안으로 가져오는 방식인데, 여타 전열기구보다 3~4배 이상 효율이 높다는 게 최대 강점입니다.

[이정우/전자업체 책임연구원 : 히트펌프 기술은 주변에 있는 에너지를 모아서 집 안쪽으로 이동시키는 데에만 전기를 쓰기 때문에 (효율이 높습니다.)]

히트펌프에 쓰이는 전기는 지붕 위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에서 나오는데, 낮에 생산한 전기를 가정용 ESS 배터리에 담아둔 뒤 밤새 가동하는 식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집이 아직 실험 수준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상용화됐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악의 가스 난을 맞은 유럽과 미국에서는 지난해 히트펌프 판매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김민성/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이미 유럽은 신재생이나 원자력 같은 것들이 좀 많이 공급이 되고 있어서 (가스 요금에 비해) 전기값이 안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 쓰는) 히트펌프를 선택하는 데 보통 대중들의 주저함이 별로 없었고요.]

이런데도 한국에서는 히트펌프가 아직 낯설기만 합니다.

가스보일러보다 열량이 부족해 온돌 난방과 안 맞는다는 선입견 때문인데,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제도 마련에 나서는 게 급선무입니다.

히트 펌프처럼 에너지원 자체를 바꾸지는 않더라도, 기존 주택에 새는 열을 막아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정집 난방비가 새는 가장 큰 주범은 에너지 효율 고려 없이 지어진 노후 주택들인데, 이렇게 30년 넘은 낡은 집 비중이 전체 가구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부수고 새로 짓자니 비용과 건설 폐기물 발생 등 부작용이 상당한 만큼 새는 열을 막는 그린 리모델링이 대안입니다.

창문과 단열, 마감재를 교체하기만 해도 에너지 효율이 크게 올라갑니다.

[안충원/국토관리안전원 그린리모델링 센터장 : 가장 먼저 노후화 현상이 창호에서 나타납니다. (그린리모델링시) 대표적으로 3중창 유리를 사용하는데요. 약 30% 정도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우리에게는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서 세운 무역장벽으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미래 에너지 전환이 법 취지여서, 방금 보신 히트 펌프와 주택 단열 개선 시공 모두 미국에서는 IRA를 통해서 비용을 지원받는데, 최대 8천 달러까지 줍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히트펌프 설치 지원 전무하고요.

그린리모델링 지원 예산도 작년보다 오히려 100억 원이 줄어든 채, 가스요금 보조에만 지원을 늘렸습니다.

지금 난방비 대책, 기후위기 시대를 거꾸로 가는 거 아닌지 재검토가 시급합니다.

(기획 : 이호건, 구성 : 김태연, 영상취재 : 김균종·김원배·전경배·박현철, 영상편집 : 이승희, CG : 서승현·엄소민·임찬혁)
장세만 환경전문기자(j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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