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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밀착카메라] 몰래 팔리는 '아이돌 비행정보'…"주민번호까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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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돌 가수가 언제 어느 비행기를 타는지 이런 정보들이 온라인에서 숱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소속사는 공개한 적이 없다는 일정들을 어떻게 알아내서 찾아오는 건지, 밀착카메라 정재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제가 트위터를 검색해 보니 아이돌이 언제, 어느 공항으로 가는지가 단 몇천 원에 손쉽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정보가 진짜 맞는 정보일지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법률 검토를 거쳐 취재진이 판매자와 거래해 봤습니다.

한 아이돌의 일정을 보내 줍니다.

2개월 뒤의 항공편 정보까지 받았습니다.

항공편이 변경됐다는 사실도 알려 주고, 정보가 틀리면 환불해 주겠다고 장담합니다.

'잘 보고 오라'는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정보대로 직접 공항으로 가 봤습니다.

새벽 5시, 게이트 앞에 벌써 자리를 맡아 놓은 흔적이 많습니다.

시간이 되자 전문가용 카메라를 든 사람들과 팬들이 모여듭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가득 모였습니다.

한 아이돌이 입국한다는 소식 때문인데요.

미리 정보를 알지 않고서는 오기 힘든 시간입니다.

[아이돌 팬 : {어떻게 알고 오시는 거죠?} 저희도 똑같아요. 그렇게 (정보를) 사서 와요.]

아이돌이 들어오자 공항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누가 왔는데 이래?]

건널목 신호가 바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따라붙습니다.

그나마 공항에 온 뒤에는 경호원들이 막을 수 있지만 항공기 안까지 따라 타는 팬들은 막기가 힘듭니다.

[경호원 : {소속사에서 알려주는 거예요?} 아니에요. 지금 비행기에서 따라오는 애들도 엄청 많을 거예요. 정보를 다 파는 거죠.]

팬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소속사의 구체적인 지침이 없다고 말합니다.

[아이돌 팬 : 애초에 공항 자체로 오지 말아달라 했으면 안 왔지. {팬들은 욕을 하지만 다른 팬들이 봤을 땐…} 인기 많다고 생각하겠지. {인기의 척도로 다 평가하고 하니까.}]

[외국인 팬 : 처음에 올 때 진짜 고민 많이 했는데 사생팬 같아서… 진짜 한번 만나고 싶어서 그런 마음을 갖고 마지막으로 왔어요.]

때로 선을 넘는 일도 있습니다.

최근 코레일에서는 IT 담당 직원이 방탄소년단 멤버의 개인 정보를 18차례 조회한 사실이 내부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코레일은 어제(8일) 하이브에 사건 경위와 함께 사과문을 보냈고, 기획사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 중입니다.

이런 정보들을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연예기획사 관계자 : 사생들의 활동은 저희가 생각하는 상상 초월이기 때문에. 멤버들 번호, 주민번호 이런 것까지 다 아니까 사실 조회하는 것은 그들이 아마 어렵지 않을 거예요.]

항공사나 소속사 내부에서도 정보가 새어 나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거래한 것이 특정되면 모두 처벌 대상입니다.

[고윤기/변호사 :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적용되면 구매·판매자 모두 처벌받을 수가 있습니다. 해당 연예인들한테 불안감이나 공포심까지 일으킨다면 그때는 스토킹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어요.]

좋아한다는 이유로 선을 넘어도 되는 걸까요.

빗나간 팬들의 마음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선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그들이 사랑하는 아이돌입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황의연·김원섭 / 영상디자인 : 김충현 / 인턴기자 : 박도원)

정재우 기자 , 신승규,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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