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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봉안됐던 부처님 '서울 나들이'…국보·보물 불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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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중앙박물관 기획전 '만월의 빛 정토의 빛'

장곡사·개운사 불상 옮겨와 전시

10m 넘는 발원문 등 복장 유물도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1. 충남 청양군 장곡사에 있는 ‘금동약사여래좌상’은 현존하는 유일한 고려 후기 금동 약사불이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이후 발원문(發願文·부처에게 비는 소원을 적은 글)을 포함한 복장 유물(불상이나 불화 안에 모시는 경전, 사리 등)이 추가로 연구됨에 따라 지난해 6월 국보로 승격됐다. 10m가 넘는 발원문에는 시주자와 발원자 등 1000여 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어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2. 서울 개운사의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완성도 높은 고려 후기의 대표적인 불상이다. 세련되고 뛰어난 조각 기법과 장중하면서도 균형감 있는 조형, 긴장감 넘치는 선의 묘사 등이 잘 어우러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불상은 1274년이라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중수 발원문을 남기고 있다. 현재 13세기 전반에 제작된 불상이 남아 있는 예는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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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사진=불교중앙박물관).


각각 법당에 봉안돼 불자들의 예경을 받아왔던 두개의 불상이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오는 15일부터 6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만월의 빛 정토의 빛’에서다.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과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복장 유물 등 28건 33점을 한 공간에 옮겨놓았다.

불교중앙박물관장인 미등 스님은 “부처님과 복장 유물을 같이 모시려면 여러 어려움이 따르는데 한 공간에서 전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예경의 대상인 부처님과 함께 그 안에 봉안되어 있던 발원문과 경전, 다라니 등을 통해 신도들의 간절한 마음을 되새기고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장곡사와 개운사 두 영역을 ‘만월의 빛’과 ‘정토의 빛’으로 나눠 보여준다. ‘만월의 빛’에서는 ‘금동약사여래좌상’을 비롯해 발원문과 비단 오색번, 비단 주머니를 포함한 불복장 유물 13건 18점을 전시한다. 1377년 간행된 세계 최고 금속활자 인쇄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영인본과 재현본도 만나볼 수 있다.

장곡사 불상은 인간의 질병이나 재앙 등의 고통을 없애주는 약사여래를 형상화했다. 약 그릇인 약합(藥盒)을 들고 온화하고 자비로운 표정을 보여준다. 14세기 불교 조각 특징이 잘 남아 있는 불상으로 꼽힌다. 복장 유물은 주로 생명력과 신성함을 상징하는 물건을 안치한다. 부처님 몸 안에 모셔진 만큼 복장 유물 역시 귀한 의미가 있다. 특히 발원문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편찬한 백운 스님이 쓴 것이어서 학술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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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사진=불교중앙박물관).


‘정토의 빛’에서는 개운사 불상과 9~12세기 간행된 ‘화엄경’, 3점의 중수 발원문(보물) 등 15건 15점을 전시한다. 불교 경전 내용과 교리를 나타낸 변상도(變相圖) 중에서도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제 28 변상도’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특히 ‘중수 발원문’은 불상을 개보수하는 과정에서 천정과 혜옹 스님이 발원한 10가지 대원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등 스님은 “우리나라의 복장 유물은 어느 곳에나 상주하시는 부처님의 의미를 담아내며 예배의 대상으로 승화시키는 독특한 전통을 보여준다”며 “복장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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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복장유물 발원문(사진=불교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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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복장유물 중 천정·혜홍 스님 발원문(사진=불교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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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복장유물 중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제 28 변상도(사진=불교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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