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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與, 8개월만에 정상궤도로…김기현號 '화합·총선승리'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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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집권 후 與지도부 붕괴 상황서 권한대행·비대위 체제 거쳐 정상화

친윤·비윤 갈등 해소·총선 수도권 탈환 등 숙제…'거대 야당' 상대 정치력 시험대

연합뉴스

환호하는 김기현 신임 당 대표
(고양=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환호하고 있다. 2023.3.8 hwayoung7@yna.co.kr


(고양=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민의힘이 8일 전당대회를 통해 김기현 신임 당 대표를 선출하면서 집권여당이 8개월 만에 정식 지도부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중징계 사태로 집권 초반 여당 지도부가 붕괴된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에 이어 지난해 9월부터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6개월간 당이 운영돼 왔으나, 이날 새 지도부 선출로 당이 비로소 정상 궤도에 오른 것이다.

이제 막 닻을 올린 김기현호(號)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과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당장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거야(巨野) 더불어민주당과의 맞대결도 녹록지 않은 과제다.

연합뉴스

TV토론 준비하는 김기현 후보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3.3.3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 가처분 뚫고 '비대위 시즌2'…'100% 당원투표' 룰 개정

작년 7월 초 이준석 전 대표가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해 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으면서 집권 여당은 사실상 리더 부재 상황을 맞았다. 여당 당 대표에 대한 징계 사태는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한 달여 만인 작년 8월 중순 '주호영 비대위'가 출범했으나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17일 만에 좌초됐다. 이후 '정진석 비대위'가 우여곡절 끝에 작년 9월 가까스로 출범해 반년 동안 집권여당을 이끌어왔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가 주 임무였던 정진석 비대위는 '책임 당원 80만 명 시대'를 내세워 '7대 3'(당원 투표 70%·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이었던 대표 선출 규정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없는 '당원 투표 100%'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비윤계 반발이 있었지만, 정진석 비대위와 친윤계는 "당 대표는 당원들이 뽑는 게 맞다"며 속전속결로 '전대 룰' 개정을 끝마쳤다. 이때 보수 정당 사상 처음으로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는 경우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다시 투표하는 '결선투표제'도 도입했다.

'당심 100%'로 전대 룰이 변경된 이후 당권주자들은 '친윤 대표 주자'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구애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장제원 의원을 필두로 한 친윤 그룹은 김기현 대표를 유일한 친윤 당 대표 후보로 점찍었고, 친윤 주자 경쟁을 벌이던 권성동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며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레이스 초반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김 대표 지지율은 친윤계 지원에 힘입어 수직 상승했다. 결국 이날 '1차 과반 득표율'을 얻으며 당권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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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토론
(서울=연합뉴스)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첫번째 TV토론에 앞서 천하람· 김기현·안철수·황교안 후보(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2.15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 당 화합·지지율↑·대야관계 등 앞길 '첩첩산중'

김기현호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전대 과정에서의 갈등을 극복하고 당 화합을 이루는 일이 꼽힌다.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전대 기간 김 대표의 '울산 땅' 의혹, 대통령실 행정관의 선거 개입 의혹 등을 제기하며 당 대표가 되더라도 임기 중 비대위로 전환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안·황 후보는 김 후보에게 수차례 사퇴를 요구했고, 특히 안 후보는 전대 하루 전날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대 개입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고발했다.

수사 진행 상황 등에 따른 여진이 이어질 거라 보는 이유다.

전대 과정에서 재확인된 당 주류인 친윤 그룹과 비윤계 간 계파 갈등 해소도 지난한 숙제다.

당 지도부는 그간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뛴 모두가 친윤"이라며 계파는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여부를 고민하는 과정이나 안철수·천하람 후보가 레이스를 뛰는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에 김 대표가 당직 인선 등에서 비윤계를 껴안는 탕평 의지를 보일지 주목된다.

2년 임기 김 대표는 내년 총선을 지휘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따라서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지난 총선에서 참패했던 수도권을 탈환할 토대를 닦아낼지가 김기현호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전대 과정에서 제기됐던 '공천 파동' 의혹을 불식시켜야 하는 숙제도 있다.

당정 관계는 원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심'(尹心)이 김 대표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이준석 전 대표 때와는 다를 걸로 보인다.

오히려 비윤계를 중심으로 김 대표가 대통령실에 '종속된' 여당 대표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됐던 만큼, '밀당(밀고 당기기)하는 부부 관계'라는 표현에 걸맞은 당정 관계를 정립해내는 게 당면 과제로 꼽힌다.

전대 과정에서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지지율을 '폭증'시켰던 김 대표가 앞으로 자신만의 리더십을 구축해 나갈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여소야대의 불리한 지형에서 '대야 관계'는 난제 중 난제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기소를 기점으로 여야 관계는 이미 극한 대치로 접어든 상황이라 협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김 대표 역할은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 등에 맞서 대야 투쟁을 총지휘하는 것이 될 거란 관측이 많다.

당장 민주당은 3월 임시국회 내에 이른바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 및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 도입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과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의 협조 없이는 내년 총선 전까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개혁'은 물론이고 국정 과제 입법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김 대표의 대야 관계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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