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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한은 "물가둔화, 예상 부합"…금리동결 근거 마련됐지만 변수도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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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물가 여전히 4%대 유지

기대인플레도 올들어 상승세

2월 소비자물가가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 예상대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대로 내려오고 이달에도 물가 둔화세가 뚜렷해지면 동결 기조를 이어갈 근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공공요금 등 대내외 변수가 산적하면서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은 6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축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전월보다 낮아졌는데 이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당시의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집세와 외식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이 이어졌으나 전월 수준에서 소폭 둔화하는 데 그쳤다"면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연중 목표수준(2%)을 웃도는 오름세를 지속하겠지만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일단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오면서 한시름 놓은 분위기다. 물가 둔화세가 뚜렷해지면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동결을 지속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3월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 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낮아지고 연말에는 3%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물가를 둘러싼 대내외 변수는 여전해 통화정책은 안갯속에 빠진 형국이다. 물가도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여전히 4%대에서 꺾이지 않고 있고, 기대인플레이션도 2월 4%로 최근 체감도가 높은 전기·도시가스요금 등이 오르면서 올해 들어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이정익 한은 물가동향팀장은 "근원물가는 지속성이 강해 소비자물가 지수보다 좀 더 천천히 변화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면서 "소비자물가가 떨어지더라도 근원물가 둔화 속도는 이보다 더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것도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다. 오는 21~22일 미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0.25%포인트 인상이 0.50%포인트 인상 전망보다 우세하지만, 미국이 더 높은 수준으로 더 오래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늘면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 간 금리격차는 향후 최대 2%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시장의 예상보다 낮게 잡으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수출둔화·소비약화를 반영해 '5% 안팎'으로 제시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국 리오프닝의 효과를 기대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낮은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아니다"면서 "물가가 꺾이고, 수출 부진 등 경기 우려가 커지는 것은 향후 금리동결에 무게를 싣지만, 미국의 통화정책과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폭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 경기와 물가를 동시 고려해야 하는 한은 입장서는 통화정책 고민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경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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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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