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후보(왼쪽), 이준석 전 대표. 뉴스1·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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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치 없는 얘기는 안 한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대표 후보를 지원하는 이준석 전 대표는 3일 오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그는 “오늘 제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그런데 혹시 자기 얘기 할까 봐 누군가가 잠을 못 잤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이렇게 밝혔다.
최근 이 전 대표는 청년최고위원 후보 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친윤계 장예찬 후보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페이스북도 장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 출간을 기념해 기자회견도 가졌는데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장 후보는) 참 도와주고 싶은 친구”라고 비꼬았다.
김기현(왼쪽),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도봉구민회관에서 열린 도봉갑 당협 신년 당원교육에 참석해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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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전 대표는 장 후보의 과거 ‘웹소설’을 “여성 연예인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고 비판했다. 장 후보를 “야설작가” “많이 아픈 동생”이라고도 불렀다.
그러자 장 후보도 맞받아쳤다. 이 전 대표의 과거 성 상납 의혹을 꺼내면서 “저는 판타지 소설을 썼을 뿐이다. 이준석처럼 대통령 이름을 팔아 룸살롱에서 술을 얻어먹진 않았다. 그렇게 파렴치하게 살진 않았다”고 직격했다. 또 이 전 대표를 “썩은 고기를 찾는 하이에나” “내일이면 마흔인 철딱서니”라고도 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닷새 남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혼탁해지고 있다. 이준석-장예찬의 설전 뿐 아니라 당권 주자 사이에서도 거친 말이 흔하게 오가고 있다.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김기현 후보는 지난달 20일 토론회에서 안 후보가 울산 땅 의혹을 물고 늘어지자 “제가 해명한 것을 공부나 좀 해보고 말씀하시라”고 몰아세웠다.
안 후보 역시 지난 2일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김 후보는 ‘이재명 판박이’”라고 했다. 안 후보 캠프에선 대통령과의 가까운 관계를 내세우는 김 후보를 향해 “찌질한 처신”(이종철 대변인)이라고 했다.
황교안 후보는 지난달 15일 첫 토론회부터 “김 후보는 ‘망할 이준석’의 파트너”라고 맹비난한 뒤 계속해서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김 후보도 “황 후보가 그 정도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으니 (황 후보가 대표로 당을 이끌었던) 21대 총선에서 패배한 것 아니냐”고 맞섰다.
황교안(왼쪽),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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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후보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홍 시장이 자신을 향해 “이준석 바람으로 뜬 무명 정치인”이라고 하자 천 후보는 “(홍 시장은) 방자하고 쩨쩨하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홍 시장도 “누울 자리를 보고 뻗어라”고 했다.
전대 레이스 초반에는 친윤계와 이준석계가 거칠었다. 친윤계 유상범 의원이 지난달 14일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는) 선거가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나타난다”고 하자 이 전 대표는 “연탄가스를 쐰 바퀴벌레들이 튀어나올 때 저는 보람을 느낀다”고 쏘아붙였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또 친윤계 김정재 의원이 같은 날 “원래 겁먹은 개가 많이 짖는 법”이라며 천 후보의 공약을 평가절하하자 천 후보는 “김 의원은 세금 루팡”이라고 꼬집었다.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이면서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의미였다. 천 후보는 또 친윤계를 향해 “원균 같은 간신배”라고 지적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과한 네거티브는 극심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경선 과열로 중도층이 이탈해 내년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새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 어떻게 당내 다양한 세력을 포용하는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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