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수출을 독려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부진, 중국과 대만 등 경쟁국의 약진으로 좀처럼 수출 전선에서 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1일 매일경제가 최근 10년(2011~2021년) 동안의 세계무역기구(WTO) 교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1년 한국 상품 수출액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2019년 이후 3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수출 점유율은 반도체 등 약진으로 2017년 한때 3.2%까지 올랐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3% 선이 무너졌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 점유율은 12.8%에서 15.1%로 2.3%포인트 올랐고, 대만도 1.8%에서 2.0%로 오르며 세계 무대에서 지분을 늘렸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이 0.1%포인트 떨어지면 일자리가 14만개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최근 4년간 우리나라 점유율이 0.35%포인트가량 하락했는데, 이는 일자리 45만~50만개에 달하는 산업군 하나가 떨어져 나간 것과 같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올해 반도체 등 주력 분야에서 수출 경합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정보기술(IT) 품목 수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는데, 특히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2월보다 42.5%(44억달러) 급감하면서 전체 수출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글로벌 IT 기기 수요가 둔화하고 수출 경쟁까지 심해지면서 올해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전년보다 1.3% 감소할 것으로 봤다. IT가 흔들리면서 전체 수출도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품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3.4%)에 비해 크게 뒤진 0.7%에 머물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 동안 중국과 대만 수출액은 각각 연평균 8.1%, 7.1% 늘어 2.4%에 그친 한국을 압도했다. 특히 대만은 2016년 이후 차이잉원 1·2기 정부가 반도체, 정보·디지털 등 6대 핵심 산업을 선정한 후 첨단공업단지 입주 기업에 소득세를 면제하는 등 집중 지원에 나서며 강력한 수출 '마중물'을 붓고 있다.
임춘성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 농수산식품, 문화 콘텐츠 등 경쟁력을 보이는 산업에 전향적인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중국과 대만도 최근 수출이 감소하는 모양새다. WTO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수출이 줄었고, 대만도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김정환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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