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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본토 깊숙이 드론 공격당한 러…동부 요충지 바흐무트 압박 강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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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전투 강도 거세져"…대통령 고문 "전략적 후퇴도 고려"

모스크바 110㎞ 앞까지 드론…"피해 경미하지만 러 취약성 노출"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포격에 파괴된 건물 모습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가 압박을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리는 모습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곳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거듭 말하는 가운데 바흐무트에서 전략적 후퇴를 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최전선의 전투가 격렬해지는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수도 모스크바 인근 등 본토 곳곳에 드론(무인기)이 나타나 일부 기반시설이 타격을 입었다.

공격 책임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침묵하고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의 교착 상태가 이어지면서 자국민을 단합하기 위해 드론 공세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 젤렌스키 "바흐무트 전투 격렬해져"…일각서 전략적 후퇴 거론도

1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바흐무트 전투가 갈수록 격렬해져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어려운 곳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바흐무트다. 러시아는 숫자에 상관하지 않고 군인들을 계속 보내 우리 진지를 공격하고 있다"면서 "전투의 강도가 거세지고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연설에서도 러시아가 다시 맹공격에 나서면서 바흐무트에서 교두보를 마련하고 방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우리 진지 방어에 사용될 모든 것들을 적들이 끊임없이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바흐무트를 방문했던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대령도 바흐무트 주변 상황이 "극도로 긴장돼 있다"고 지난달 28일 말했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적은 상당한 손실을 보는 와중에도 가장 잘 훈련된 와그너(용병그룹) 공격부대를 투입했다. 그들은 우리 군의 방어를 뚫고 도시를 포위하려 한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날 항공 사진에서 바흐무트의 거의 모든 건물이 폐허가 됐으며 시내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찍혔다고 전했다.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최근 바흐무트를 방문한 AFP기자에게 러시아가 도시 주변에서 전과를 올리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바흐부트가 함락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CNN 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경제고문 알렉산드르 로드얀스키가 바흐무트에서 전략적 후퇴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로드얀스키 고문은 "우리 군은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도시를 점령하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전략적 후퇴도 할 것"이라며 "우리가 모든 인력을 헛되이 희생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곧바로 반격할 것이어서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철수한다고 해서 러시아군이 빠르게 진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모스크바 인근 콜롬나에 추락한 무인기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23.02.28 송고]


◇ 러시아 본토 곳곳에 드론…"피해 경미하지만 러시아 취약성 노출"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수도 모스크바 인근 등 본토 곳곳에 드론이 출현했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지난달 28일 성명을 내 모스크바 동남쪽 110㎞ 떨어진 곳에 있는 소도시 콜롬나에 드론이 추락했다고 밝혔다.

보로비요프 주지사는 이 드론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민간 기반시설물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사진에 찍힌 드론이 우크라이나제로, 최대 800㎞를 날 수 있지만 많은 양의 폭발물을 운반하기는 어려운 소형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은 또한 이날 오전 브리얀스크 지역 상공에서 또 다른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으며 남부 크라스노다르와 아게디아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 드론이 지역 민간시설을 공격하려 해 안티 드론 시스템으로 추락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들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한 석유 시설에서 드론 공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또 전날 저녁에는 드론 3대가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을 겨냥해 건물과 자동차가 경미하게 파손됐고 이 가운데 1대는 아파트 창문으로 날아들었다고 현지 당국이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 상공에선 정체불명의 물체가 나타나 공항 운영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로 들어오는 사보타주(고의 파괴 공작) 그룹을 막고 기반시설 보호를 강화하라"고 연방보안국(FSB)에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공격책임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일부 러시아 전문가는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에서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긴장을 부추기고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을 겨냥할 능력이 있음을 자국민에게 과시하고자 드론 공격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국영TV 해설자이자 모스크바 시 의회 부의장인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더 광범위한 드론 공격의 전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공격 범위가 넓어진 데 비해 러시아의 방어 능력에는 의문이 제기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AP통신은 이번 공격이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취약성을 드러냈으며 드론의 수와 공격 범위 측면에서 러시아의 새로운 도전이 됐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러, 요충지 바흐무트 집중 포격…전쟁 1년 전환점될까 (CG)
[연합뉴스TV 제공]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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