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文케어 고쳐 건보 재정 강화
초음파 검사도 횟수 제한 기준 마련
외국인 입국 6개월 지나야 적용
‘도덕적 해이’ 실손보험 보장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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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사전 검사에서 질환이 의심되지 않는데도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면 진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하루에 받는 초음파 검사 횟수도 제한된다. 급격한 고령화와 ‘문재인 케어’ 확대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보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보고하고 올해 상반기(1∼6월)부터 MRI와 초음파 검사에 대한 건보 적용 기준을 조정·적용하기로 했다.
● 뇌 MRI 하루 2회로 제한
지난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뇌·척추 MRI 및 초음파 검사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검사 수요가 급증하면서 2021년 두 항목에 쓰인 건보료만 1조8476억 원에 이른다.
뇌·뇌혈관 MRI의 경우 지금은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으면 다른 이상이 없어도 건보가 적용돼 환자가 통상 20만 원만 부담하면 됐다. 앞으로는 다른 검사(신경학적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온 경우에만 건보 적용이 된다. 이상 소견 없이 MRI를 찍으면 환자가 50만 원 안팎의 진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하루에 찍을 수 있는 횟수도 기존 3회에서 2회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초음파 검사 기준도 깐깐해진다. 수술 전 관례적으로 찍던 상복부 초음파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건보를 적용하고,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초음파 검사 횟수를 제한하는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반기(1∼6월)부터 급여 기준을 조정해 올해 말까지 MRI와 초음파 검사에 대한 건보 적용 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이나 해외 장기체류자가 건보료를 ‘먹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도 올해 중 시행된다. 지금은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오는 즉시 피부양자(직장 가입자 밑에 등재돼 건보 적용을 받는 사람)가 될 수 있는데, 입국 후 6개월이 지나야 건보 적용을 받도록 기준을 강화한다. 한국인이지만 해외에 장기체류 중인 영주권자도 입국 후 6개월이 지나야 건보 가입이 가능하다.
● 실손보험 줄여 ‘도덕적 해이’ 막는다
정부는 건보 재정을 지키기 위해 민간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와 수준도 줄여나갈 방침이다.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범위가 넓어져 환자 본인의 부담금이 줄어들면, 그만큼 환자가 불필요한 진료까지 받는 ‘도덕적 해이’가 벌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간 365회 이상 외래 진료를 받는 과다 의료 이용자에 대해선 현재 20% 수준인 본인부담금을 90%까지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정부는 병원에 입원할 만큼 건강이 나쁘지 않은 노인이 요양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는 ‘사회적 입원’도 줄여야 한다고 보고 요양병원 환자분류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는 중증일수록 수가(건보료로 병원에 지급되는 진료비)가 높게 책정된다. 여기서 환자를 중증으로 분류하는 기준을 엄격하게 해서 요양병원들이 증세가 가벼운 환자를 퇴원시키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장기적으로 수가 체계를 ‘가치 기반’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재 우리나라는 검사, 시술, 수술 등 개별 의료 행위에 각각 비용을 매기는 ‘행위별’ 수가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한 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데 투입한 진료 행위 전체를 하나로 묶어 비용을 매기는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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