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연구진이 개발한 거미 모양의 드론이 프로펠러를 돌려서 생긴 양력으로 4개의 다리를 움직여 보행하고 있다(왼쪽 사진). 프로펠러의 회전력을 높이자 약 1m 높이로 떠올랐다(오른쪽 사진). 도쿄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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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동체 모양을 바꾸며 날 수 있는 신개념 무인기(드론)가 개발됐다. 사람의 팔처럼 물건을 집거나 옮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향후 드론이 인간의 일상생활을 돕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일본 도쿄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IEEE 스펙트럼’을 통해 거미 모양의 동체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드론을 발표했다. 연구진이 인터넷에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이 드론은 기다란 다리 4개가 중심부에서 길게 뻗은 형상을 하고 있다. 각 다리에는 바람을 일으켜 양력을 만드는 프로펠러 4개가 달렸다. 모두 16개의 프로펠러가 작동한다.
동영상 속에서 드론은 프로펠러의 힘을 이용해 다리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바닥에서 걷는다. 그러다 프로펠러의 방향과 회전력을 조절해 약 1m 높이로 떠오른다. 드론의 중량은 15㎏이며 전기 배터리에서 동력을 얻는다. 총 9분간 비행할 수 있다.
연구진이 이 드론을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의 팔이나 손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펠러에서 나오는 회전력으로 동체를 오므리거나 비틀 수 있어서다. 물건을 집거나 문고리를 돌리는 일이 가능하다. 병뚜껑을 따거나 상자 속에 물건을 넣을 수도 있다. 이런 ‘일상활동 지원’에 역할이 특화돼 있기 때문에 다른 드론처럼 수백m 고공을 고속으로 날 필요도 없다.
2020년 연구진은 이번 드론의 초기형 모델을 발표했는데, 이때 이미 이런 독특한 역할을 드론이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당시 공개한 동영상에 등장하는 드론은 지금처럼 복잡한 거미 형상이 아니라 뱀처럼 생긴 직선형 관절 드론이었다. 그런데 이 드론이 자신의 몸통을 알파벳 ‘U자’ 형태로 구부려 1㎏짜리 물건을 집어드는가 하면, 넓은 판자를 테이블 위에서 쓱 미는 임무를 수행했다. 연구진은 공식 자료를 통해 “이번 새 드론에서는 고도의 관절 조작을 실현해 보행과 비행이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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