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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뉴스타트 참여 중단" 러시아 치고 빠지기에... 나토 동유럽 전력 증강, 미국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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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뉴스타트 중단 큰 실수...핵무기 사용은 아냐"
푸틴 "3대 핵전력 강화" 공세...러, 협정 복귀 여지 남겨
부쿠레슈티 9개국, 미군 첨단무기 동유럽 전진배치 제안
한국일보

조 바이든(앞줄 왼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이 22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부쿠레슈티 9개국(B9)' 정상회의에 참석해 B9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바르샤바=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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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통제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ㆍ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러시아의 치고 빠지기에 미국과 서방이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선택을 두고 ‘큰 실수’라고 비판하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남겼고,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전력 증강 움직임도 이어졌다. 러시아 역시 강온 양면 전략으로 서방을 흔들고 있다.

미국, 러시아 뉴스타트 참여 중단 비판


바이든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 선언은) 큰 실수이고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하루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2010년 미국과 맺은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발표하면서 핵무기 군비통제가 앞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결정을 다시 한번 지적한 것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당장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는 등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그(푸틴 대통령)가 핵무기 사용이나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어떤 식으로든 그들이 핵무기 사용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용을 고려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강온 양면 발언 쏟아내


러시아는 강공을 이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연설에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3대 핵전력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CBM,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3대 핵전력 증강 발언은 뉴스타트 참여 중단과 맞물려 핵무기를 볼모로 하는 푸틴식 공세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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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음악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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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 중단이 핵무기 사용에 대한 러시아의 접근법을 바꾸지 않는다. 이 결정으로 핵전쟁이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 “서방이 우리의 우려를 고려할 준비가 되는 즉시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등의 온건한 반응도 병행했다.

NATO 동부전선, 방어 역량 강화 시도


동유럽 국가의 긴장도는 높아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유럽 국가 간 안보협의체 ‘부쿠레슈티 9개국(B9)’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22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인접한 동부 B9 국가의 방어 역량 강화 지원을 요청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폴란드 내 기지로 미군 장비를 옮기는 것을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구소련에 속했던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 일대에 미국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공격용 헬기, 정찰자산 배치를 제안했다.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도 정상회의에서 나토 집단방위 공약을 담은 규약 5조를 거론하며 “1인치의 나토 영토라도 방어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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