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마라도 고양이 어쩌나... '답정너' 문화재청에 시민단체들 반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7개 시민단체 문화재청과 제주도에 대책 촉구
문화재청, 뿔쇠오리와 고양이 분리 원칙 고수에
시민단체 "고양이 위협 중단하고 대책 마련하라"

한국일보

중성화수술(TNR)을 했다는 표시로 마라도 내 고양이들의 왼쪽 귀가 조금씩 잘려 있다. 문화재청이 마라도 내 고양이의 일괄반출을 결정하면서 준비 안 된 반출은 안 된다는 시민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마라도 주민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재청과 제주도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 보호를 위해 마라도 고양이의 일괄 반출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동물자유연대, 제주비건 등 37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전국행동)은 21일 제주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고양이 몰살 위협을 중단하고 보호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사건의 발단은 문화재청이 지난 11일 긴급치료를 명목으로 고양이 4마리를 포획해 섬 밖으로 내보낸 것이었다. 앞서 문화재청은 준비 없이 무조건적으로 고양이를 포획해선 안 된다는 비판(본보 1월 21일 보도)에 포획 시기를 늦추고 전문가와 동물단체, 지역주민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 고양이를 포획하자 협의체는 "일방통행식 조치"라고 반발했다. (☞관련기사: 문화재청, 마라도 고양이협의체 패싱? 합의 없이 4마리 반출 논란)
한국일보

21일 제주도청 앞에서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청 등의 마라도 고양이 반출 결정에 대해 우려하며 근거 자료 제시와 안전한 보호 방안 수립 등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아픈 고양이 치료는 협의체와 합의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협의체 참가자들은 고양이들이 실제 긴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협의체 참가자에 따르면, 제주대 동물병원으로 옮겨진 고양이들은 검진 결과 피부병, 발바닥 상처 등이 발견됐지만 건강에는 큰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새끼 뿔쇠오리. 국립공원공단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고양이의 안전과 관리 방안은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주민의 고양이 입양은 별도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전국행동 측은 일괄 반출 외에 고양이 포획과 이동, 보호 장소와 관련 인력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관련기사: 문화재청, 마라도 고양이 결국 반출... 반쪽짜리 협의체로 일방통행)

전국행동은 "문화재청은 고양이가 뿔쇠오리의 개체 수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반출을 강행하고 있다"며 "고양이 반출 후 가정 입양과 안전한 보호를 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 대안은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