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요금이 급등하면서 자영업자들뿐 아니라, 취약 계층들에게 특히나 더 혹독한 겨울이었습니다.
정부가 이들을 위한 난방비 지원 대책을 급하게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이마저도 제대로 시행이 되지 않고 있는데요.
지원을 아예 받지 못하고 있거나, 일단 지원은 받았지만 쓰지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기초생활수급자인 40대 박 모 씨는 아침마다 가스계량기 앞에 섭니다.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사용량을 매일 달력에 적고 있습니다.
[박 모 씨/기초생활수급자]
"난방비를 엄청 아낀 거예요. 계속 겨울 잠바 입고. 계량기에 매일매일같이 오늘 몇 킬로 썼다, 몇 킬로 썼다…난 (난방비) 폭탄 맞아버리면 누가 구제해줄 사람이 없거든요."
정부의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황당한 일이 생겼습니다.
추가 지원금 12만 원이 들어온 게 지난 8일.
그런데 고지서가 이미 닷새 전인 3일에 나왔다는 이유로 요금 차감이 안 된 겁니다.
[박 모 씨/기초생활수급자]
"자기네 고지서 만들기 전에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적용이 안 된다는 거에요. 지금 단돈 몇천 원, 1~2만 원이 아쉬운데…"
역시 기초수급자인 이 모 씨는 두 달치 가스비 17만 원이 연체됐습니다.
앞서 나온 지원금 3만 원 정도로는 감당이 안 됐기 때문입니다.
[이 모 씨/기초생활수급자]
"돈이 없어서 못 내고 있죠. 금액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걸 내면 생계비가 지금 모자라는 상황이라서…"
정부의 가스비 추가 지원을 기다리고 있지만 주민센터, 가스사업소에 물어봐도 언제 준다는 답이 없습니다.
돈이 밀려 있다 보니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 모 씨/기초생활수급자]
"무척 불안하죠. 3개월 이상 연체가 되면 도시가스 끊는다고 또 전화가 오고 하는데…(가스사업소에) 매일매일 전화를 해요. 언제 시행이 될지 자기네들은 들은 바도 없고 공문이 하달된 게 없다…"
한 푼이라도 절실한 취약계층을 돕겠다며 급히 내놓은 대책들인데, 정작 도움이 안 되고 있는 겁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행정적인 절차들이 있어 적용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에너지바우처는 4월까지 사용할 수 있고, 남은 금액도 추후 신청을 통해 적립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스비 추가 지원은 이르면 다음 달에 적용될 예정이고, 12월과 1월 사용분도 추후 소급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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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민경태 정혜인 기자(hi@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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