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집밥' 수요가 늘고 있다. 주택가와 거리가 가까운 기업형슈퍼마켓(SSM) 매출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각 유통업체들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출점 확대, 퀵커머스, 가격 경쟁력 강화 등 각개전투 중이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7.7%로 1992년(10.3%) 이후 30년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외식물가는 지난해 6월(8%)부터 8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외식 가격 상승에 식료품을 주로 판매하는 SSM들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SSM 시장은 △GS더프레시 △롯데슈퍼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삼분 중이다. 점포수에선 GS더프레시(374개)가 롯데슈퍼(367개)를 제치고 지난해 점포수 1위로 올라섰다. GS더프레시가 지난해 점포 33곳을 늘린 반면 롯데슈퍼가 33개를 줄인 탓이다.
GS더프레시가 빠르게 점포수를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맹점이 있다. GS더프레시는 가맹점 비율이 60%(222개)로 가장 높다. 직영점은 2019년 177개에서 지난해 말 152개로 줄었다. 가맹점은 수익을 점주와 나누는 대신 각 점포의 인건비 등 부대비용을 점주가 책임진다는 장점이 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한 노하우를 SSM에도 적용하는 동시에 GS25와 상품 차별화를 위해 GS더프레시는 정육, 수산물 등 신선 제품에 주력한다.
롯데슈퍼도 올해는 가맹점을 위주로 확장할 예정이다. 롯데슈퍼 측은 "지난해 직영점이 50개 축소된 반면 가맹점은 20여개 늘어났다"며 "올해는 폐점을 최소화하고 가맹점 위주로 신규 점포 출점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매출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1조3582억원으로 가장 높다. 점포 개수가 258개로 업계 3위지만 대부분 직영점으로 매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이어 롯데슈퍼가 1조3430억원, GS더프레시가 1조3224억원으로 엇비슷한 상황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직영점 중심 운영정책을 유지한다.
퀵커머스 전략도 갈린다.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는 근거리 빠른 배송에 힘을 주는 반면 퀵커머스 사업에 일찍 뛰어들었던 롯데슈퍼는 축소 중이다.
GS더프레시는 374개점 중 367개점이 퀵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지난해 말 온라인 시장 확대에 발맞춰 신속배송 서비스 'e마일'을 출범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점포 반경 2km 이내 소비자들에게 주문 상품을 최소 1시간 이내에 배송해주는 퀵커머스다.
반면 롯데슈퍼는 지점별로 바로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대신 마트와 슈퍼의 통합 구매로 가격 협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올해부터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대표를 겸직했다. 올해 말까지 상품코드를 통합하고 관련 시스템을 개발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 2분기부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 SSM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으로 근거리·소량·다빈도 구매자들이 늘고 있다"며 "e커머스, 대형마트와는 차별화된 장점을 키워가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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