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보다 47명 증가…튀르키예 11개 주 가운데 2개 주만 구조작업 지속
6.6 규모 포함 여진 6천여회…추가 구조 소식 없어
블링컨 미 국무 첫 튀르키예 방문…20일 에르도안 예방
강진으로 파괴된 튀르키예 회색도시 |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타한 지진의 사망자가 19일(현지시간) 전날보다 소폭 증가해 4만6천명 선을 유지했다.
튀르키예 당국이 대부분 지역의 구조 작업을 종료한 가운데 전날까지도 있었던 기적의 구조 소식이 이날은 들리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튀르키예를 방문해 이번 재난에 대한 연대의 뜻을 전했다.
희생자 수색 작업 벌이는 튀르키예 구조대원 |
◇ 카흐라만마라슈·하타이 2곳만 구조 작업 진행
AFP,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유누스 세제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국장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튀르키예의 지진 사망자가 4만689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4만642명보다 47명 증가한 결과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합친 전체 사망자 수는 4만6천503명이다.
유엔은 시리아 지역 사망자 집계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에선 10년 넘게 내전이 진행 중으로, 구호 작업에서 정부와 반군 간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군 지역의 구호 여건은 튀르키예 등 다른 피해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하기도 하다.
현재는 진앙 지역인 카흐라만마라슈, 피해가 제일 심한 하타이 등 2개 주에서만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세제르 국장은 "누군가의 형제자매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들 지역에서 계속해서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지들 시신 옆에 앉아있는 튀르키예 여성 |
◇ "손상된 건물 절대 들어가선 안돼"…산사태·낙석 위험도
오르한 타타르 AFAD 사무총장은 이들 여진 중 5~6 규모 지진이 모두 40차례였으며, 이 중 1차례는 규모 6.6에 달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동남부 피해 지역에서 대피한 이들은 모두 120만여 명이고, 현재 10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피해지역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튀르키예 환경도시화부 조사 결과 10만5천794개 건물이 파괴됐거나 철거가 필요할 정도로 심하게 손상됐다. 이들 중 2만662개는 완전히 무너졌다.
타타르 사무총장은 "손상된 건물에 절대 들어가선 안 되고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산사태와 낙석 가능성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이 같은 피해 내용은 튀르키예에 국한된 것으로, 시리아에선 정확한 집계가 없는 형편이다.
한편 사고 14일째인 이날은 추가 구조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전날엔 하타이 안타키아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40대 부부와 10대 소년 등 일가족 3명이 지진 발생 296시간 만에 구조됐다. 다만 이들 중 12세 소년은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 |
◇ 블링컨, 하타이 구호 현장 방문…에르도안과 외교현안 논의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지진 피해지역 인근 아다나 인질릭 공군기지를 통해 튀르키예를 방문했다.
그의 튀르키예 방문은 취임 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인질릭 공군기지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구호품과 구조대를 보내기 위해 사용한 곳이다.
미국은 지진 직후 구조대를 보내고 8천500만 달러(약 1천100억 원)를 터키와 시리아에 지원했다. 피해가 심한 지역에는 구호품 수송을 위해 헬리콥터도 지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구호 작업 관계자들을 만나고 하타이에서 구호 활동 현장을 둘러봤다.
오는 20일에는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선 튀르키예의 F-16 전투기 구매 문제, 그리고 스웨덴·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튀르키예가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지 않기로 한 뒤 튀르키예에 대한 F-16 전투기 판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 의회는 튀르키예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그리스에 대한 위협을 문제 삼아 이를 반대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지난해만 해도 자국이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연루자의 신병 인도를 조건으로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지 않기로 했으나, 최근 스웨덴에서 일어난 반(反)이슬람 시위 등을 이유로 스웨덴은 나토에 가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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