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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SM '불나방' 투자 주의보…"M&A 윤곽 잡히면 주가 급락 가능성"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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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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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으로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이 심화하면서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업 인수·합병은 주가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강한 호재성 재료로 작용하지만 안개 속에 갇혀있던 인수전의 윤곽이 잡히는 순간 주가가 폭락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400억 원대였던 SM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점차 증가하더니 카카오의 신주·전환사채 인수 소식이 전해진 이달 7일 700억 원대를 넘어섰습니다.

이후로도 급격하게 늘어 최근 거래일인 이달 17일엔 1천48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뒤 갚지 않은 금액입니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SM의 신용융자 잔고는 총 877억이 늘어나 코스닥 상장사 중 증가액이 가장 컸으며, 증가율도 144.16%로 코스닥 전 종목 평균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SM뿐 아니라 디어유(208억 원·115.63%), SM C&C(104억 원·97.98%), SM 라이프 디자인(49억 원·45.46%), 키이스트(25억 원·38.47%) 등 SM 자회사들의 '빚투' 잔고도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이 기간 SM 주가는 50.05% 급등했습니다.

하이브가 주당 12만 원에 공개 매수를 시작한 지난 10일 단번에 16.45%가 뛰어 12만 원에 육박했다가 15일부터는 12만 원선을 넘어 최근 2거래일 동안은 13만 원 안팎에서 거래됐습니다.

SM 주가가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 원을 넘어선 것은 카카오가 SM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됐습니다.

카카오는 SM 지분 추가 매입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이수만 대주주가 제기한 신주·CB 발행 금지 가처분 사건 결정이 나오는 즉시 카카오가 주당 단가를 높여 대항 공개 매수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이 주가를 계속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기업을 둘러싼 경영권 확보 경쟁은 어느 한쪽이 승기를 잡아 마무리되는 국면에 들어서면 주가가 급락하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KCC는 2004년 2월 현대그룹 지주사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 57만 1천500주를 주당 7만 원에 2개월간 공개 매수했습니다.

당시 KCC와 현대엘리베이터는 경영권 분쟁 중이었으며, 2003년 말 이미 5만 원대까지 오른 주가는 공개 매수가 시작되자 7만 원 선까지 급등했습니다.

같은 해 3월 KCC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포기를 전격 선언했고 M&A 관련 재료가 소멸하자 주가는 3만 원대로 급락했습니다.

공개 매수 종료 시점인 4월에는 주가가 4만 1천 원이었습니다.

자본시장법상 공개 매수는 매수자가 사망·해산·파산하거나 대항 공개 매수가 진행되지 않는 한 중도에 철회할 수 없기 때문에 KCC는 주당 7만 원에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였으나, 공개 매수 청약 경쟁률은 1.56 대 1을 기록해 KCC는 주당 0.6288주 비율로만 주식을 매집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은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2만 원이라는 가격 자체가 이수만 대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라며 "바꿔 말하면 기업의 펀더멘탈에 기반한 정상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인수전이 끝나면 주가는 바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SM은 공매도의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액도 증가세입니다.

이달부터 SM의 대차잔고는 148.93% 늘어난 2천425억 원으로, 증가 규모가 코스닥 상장사 중 가장 컸습니다.

그만큼 SM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면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경우의 수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어서 냉철한 분석을 통해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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