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암호화폐 미디어 스타트업 '코이니지'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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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비트코인 1만 개 이상을 빼돌려 스위스 은행을 통해 현금으로 바꿨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밝혔다.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 대표는 인터폴의 적색수배 통보가 내려진 상태로 싱가포르에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유럽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SEC가 권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권 대표는 비트코인 1만 개를 콜드월렛(안전을 위해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은 전자지갑)에 보관해왔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주기적으로 이 자금을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 현금으로 전환했다. 이날 시세 기준으로 비트코인 1만 개는 2억4,000만 달러(3,120억 원) 수준이다.
SEC는 또 권 대표가 작년 6월부터 최근까지 이 스위스 은행에서 1억 달러(1,300억 원) 이상을 찾았다고도 밝혔다.
전날 SEC는 권 대표를 투자자들을 상대로 계획적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기를 벌인 혐의로 고발했다. SEC는 "권 대표가 2018년 4월부터 상호 연결된 디지털 자산을 판매하면서 투자자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모금했고, 이 중 다수는 무기명 증권"이라고 했다. 권 대표가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동반 폭락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SEC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때문에 최소 400억 달러(약 52조 원)의 시장 가치 손실이 발생했다"며 "권 대표가 투자자들을 반복적으로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지난해 세르비아에 거주 중이라고 전해졌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주하고 않았고, 정부 기관에도 충분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한국 검찰은 도주 정황이 명백하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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