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튀르키예 강진] 유엔·시리아, 반군 지역 '구호 통로' 2곳 추가 합의(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구호단체 "알아사드 정권에 이익" 반발…프 "합의 불이행시 안보리 결의 추진해야"

연합뉴스

가족 잃고 잔해 더미에 앉아있는 시리아 소년
(진데리스[시리아] AF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주 진데리스에서 한 소년이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 잔해 더미에 앉아 있다. 이 소년은 시리아와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지난 6일 발생한 강진으로 가족을 잃었다. 이번 지진으로 지금까지 양국에서 2만8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2023.02.12 clynnkim@yna.co.kr


(서울·테헤란=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이승민 특파원 = 유엔과 시리아가 이번 강진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으로 구호품을 전달할 통로 두 곳을 추가로 여는 데에 합의했다.

13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튀르키예에서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서북부로 국제사회의 구호물자를 전달할 국경 통로 두 곳을 추가해 3개월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유엔이 이날 밝혔다.

추가 국경 통로는 '바브 알살람'과 '알라이'에 열리게 된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이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을 만나 이같이 합의했으며,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합의 내용을 전달했다고 유엔은 설명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국경통로가 추가로 개방되면 지진 최대 피해지역임에도 국제사회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채 고립되다시피 한 시리아 서북부로 구호물자 전달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뉴스

시리아 반군 지역 지진 피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각국에서 인도주의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시리아는 알아사드 정권 아래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어 직접 원조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지진 피해지역 구호물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2014년 결의 이후 유일한 통로가 돼 온,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육로로 잇는 '바브 알하와'를 통해서만 전달되고 있다.

시리아는 그동안 튀르키예와 시리아 서북부 국경을 통한 구호물자 지원에 대해 주권 침해라고 반대하면서 다마스쿠스를 통해 원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지진의 막대한 피해로 구호 통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앞서 시리아 알레포 지진 피해지역을 찾은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지난 주말 시리아 정부가 튀르키예를 통한 구호통로 확대에 동의하지 않으면 안보리 결의를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는 찬성 9표가 필요하며 러시아, 중국, 미국, 영국, 프랑스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하는데, 알아사드 정권을 후원하는 러시아는 국경 추가 개방에 안보리 결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로이터는 일부 서방 안보리 이사국이 국경통로 추가 개방을 위한 안보리 결의를 계속 추진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바삼 삽바그 주유엔 시리아 대사는 시리아가 3개월 동안 시리아 내부나 국경의 가능한 모든 지점을 통해 인도적 구호가 이뤄지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확인하면서 이번 합의는 시리아와 유엔 간에 이뤄진 것이므로 안보리 결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도 "(이번 합의는) 시리아의 주권적 결정이므로 결의안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시리아 지진 피해 현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관련해 니콜라 드 리비에르 주유엔 프랑스 대사는 알아사드 정부가 이번 합의를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안보리가 구호 통로 확대를 승인하는 결의안 채택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국경 추가 개방 합의에 대해 "(알아사드) 정권이 약속에 진지하게 임하고 행동으로 옮길 의향이 있다면 시리아 국민들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군 지역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는 유엔이 알아사드 정권에 국제사회로부터 온 구호 물품을 전달할 권한을 준 것이라며 반발했다.

반군 지역 민간 구조대 '하얀헬멧'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유엔의 조치는 충격적"이라면서 "이는 알아사드 정권에 공짜로 정치적 이득을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군 측은 구호품 전달에 알아사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해 왔다.

시리아 반군 내 최대 파벌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측은 "우리(반군)를 돕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알아사드 정권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진 피해로 며칠간 막혔다가 재개된 바브 알하와 국경을 통한 각국의 원조가 계속 시리아 서북부로 전달되고 있다.

dpa 통신에 따르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쿠르드족 자치구에서 온 구호물자 트럭 75대가 시리아 북서부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이틀간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원조도 시리아 서북부로 전달됐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지진으로 폐허로 변한 시리아 알레포주 진데리스
(진데리스[시리아] AP=연합뉴스) 인접한 튀르키예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인 9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주 진데리스 타운의 건물들이 무너져 있다. 지난 6일 시리아와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7.5의 강진이 잇따라 일어나 이날 현재 양국의 누적 사망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섰다. 2023.02.10 clynnkim@yna.co.kr


inishmore@yna.co.kr

logo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