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변경된 비행금지구역 홍보 요청…군도 작전계통 전파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라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P73 |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최평천 기자 = 서울 도심 비행금지구역(P73) 인근에서 무인기 불법 비행이 급증하자 정부와 군이 뒤늦게 변경된 P73 홍보에 나섰다.
13일 국토교통부와 군 등에 따르면 비행금지구역을 지정·관리하는 국토부 항공교통본부는 변경된 비행금지구역을 '적극적으로' 전파·홍보해달라고 군 등 유관기관에 최근 요청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라 P73이 청와대가 아닌 용산 대통령실 주변으로 변경됐다는 내용을 담당자들에게 숙지시키고 민원인 등 대중에도 안내해달라는 주문이다.
새 P73은 작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임시로 설정됐고 작년 12월 29일자로 확정 변경됐다.
P73이 사실상 변경된 지 8개월이 지나서 홍보 강화에 나선 것은 이 구역 부근에서 미승인 드론 비행 즉 무허가 불법 드론 비행이 급증하고 그에 따른 행정력 낭비도 커진 탓으로 전해졌다.
북한 무인기의 P73 일부 침범까지 겹쳐 감시·추적 부담이 더욱 가중했다.
서울시는 최근 누리집을 통해 P73 변경을 안내하면서 "최근 P73 변경 이후 비행금지구역 내 초경량비행장치 위규 비행(법규 위반 비행) 조종자 적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어 "방공작전의 혼선을 예방하고 조종자 검거를 위한 군·경찰의 빈번한 출동에 따른 행정력 낭비를 방지하고자 P73 비행금지구역을 안내하오니 조종사 준수사항을 숙지하시어 드론 비행을 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P73 비행금지구역을 '청와대 인근'으로 안내하는 정부 드론정보포털 |
군도 작전계통으로 국토부의 요청을 전파했다.
군 소식통은 "합참이 비행금지구역 관리 주무 부처인 국토부 항공교통본부로부터 홍보 요청을 받아 작전 계통으로 전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윤석열 정부 들어 P73 관련 규정을 위반한 무인기가 총 104건 발견됐다.
이는 매월 13건꼴로서 적발(탐지, 시민 신고)돼 문재인 정부 때의 월 3.6건과 비교하면 4배에 육박하는 빈도다. 끝내 비행 주체를 추적·확인하지 못한 비율도 절반을 웃도는 56%로 문재인 정부 때 22%의 2배가 넘는다.
더욱이 P73 비행금지구역 지정·운영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운영하는 '드론정보포털'에는 P73을 지금도 '청와대 주변'으로 소개하고 있다. 군 등 각 기관에 홍보를 요청하면서 정작 스스로는 잘못된 정보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의 취재에 "금지구역 지도는 다 수정했는데, 문구로 돼 있어서 업데이트를 놓친 것 같다"며 "바로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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