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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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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심장 수술 인프라·전문성 탄탄, 지역민 건강·생명 지킴이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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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탐방 시화병원

인공심폐기, 혈액 펌프 등 갖춰

대도시 상급종합병원 안 가도

안심하고 심장 수술·치료 가능

중앙일보

시화병원 심장혈관외과센터 의료진들은 사전에 철저히 치료 계획을 세우고 수술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 수술 역량을 끌어올린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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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국적의 여성(23)은 평소 실신을 자주 하고 가슴 통증을 수시로 호소했다. 몸의 이상을 느꼈지만 열악한 의료 환경과 경제적인 어려움 탓에 적절한 의료 조치를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국제진료센터의 외국인 환자 지원 사업을 통해 시화병원과 인연이 닿았다. 병원은 검사비·수술비·입원비 전액과 통역을 비롯한 모든 치료 과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환자는 곧바로 입국했고 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선천성 심장병의 하나인 심방중격결손 진단을 받았다. 좌심방과 우심방 사이 벽에 구멍이 있어 혈류가 새는 상태였다. 검사 과정에서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인 삼첨판막의 역류 증세까지 추가로 발견돼 수술이 불가피했다. 결국 시화병원 심형태 심장혈관외과센터장의 집도로 심방중격결손 봉합술과 삼첨판막 성형술을 동시에 진행했다. 5시간에 걸친 수술은 잘 마무리됐고 환자는 안정적으로 회복해 퇴원했다.



수술 전 시뮬레이션, 시행 착오 최소화



시화병원이 지난해 말 지역사회 최초로 심장 수술에 성공했다. 병원이 자리한 경기도 시흥시는 인구 약 60만 명으로 인구 유입이 꾸준한 곳이다. 반면에 관내에서 가슴을 열고 하는 심장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흉부외과 의사는 부재했다. 심장 수술을 하려면 큰 병원이 있는 서울·인천·부천·안산 등지로 가야만 했다. 시화병원 최병철 이사장은 “지역 최초의 심장 수술 성공은 상급종합병원으로 가지 않아도 집 근처 종합병원에서 충분히 안심하고 전문적인 심장 수술·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지역민의 심장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화병원은 1998년 4월 개원해 이듬해 종합병원으로 승격했다. 2020년 신축 이전하면서 500병상 규모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11월엔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했던 흉부외과 전문의인 심형태 센터장을 영입함으로써 심장혈관외과센터를 구성하고 전문적인 심장 수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거듭났다. 시흥시는 도·농·어촌 복합 지역인 데다 지역 개발 사업이 꾸준하고 공장 지대가 많아 환자층이 다양한 편이다. 소아부터 노년층은 물론 외국인 인구 규모도 상당하다. 그만큼 다양한 심장 질환을 겪는 지역민이 많아 안정적으로 심장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꼭 필요했다.

이런 요구를 고려해 시화병원은 내실 있는 심장혈관외과센터를 꾸렸다. 심장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의료 인력을 구성하고 중소병원으로는 드물게 인공심폐기, 심폐용 혈액 펌프(ECMO) 등 심장 수술에 필요한 주요 장비를 구비했다. 특히 수술 및 수술 후 환자 관리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마련해 빠르게 수혈했다.

무엇보다 수술 전 의료 인력이 모여 수술 과정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과정을 필수로 거친다. 이로써 첫 환자를 물꼬로 대동맥판막 수술, 승모판막 수술 등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심장 수술 후에도 중환자실부터 일반 병실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빠른 회복을 돕는다. 심 센터장은 “이제 막 태동한 곳에서 수술해도 될까 불안해하는 이들도 있다”며 “오히려 시작하는 병원이기 때문에 심장 수술 한건 한건에 대한 집중도가 상당히 높고 철저히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심 센터장은 소아·성인 심장, 혈관 분야에 대한 전문 수련 과정을 두루 거쳤다. 심장과 폐, 식도, 대동맥, 횡격막, 늑막 등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한 외과적 진단·검사·수술·치료를 하는 데 전문 기술과 지식을 갖췄다. 그는 “어떤 수술이든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료과 간 협력해 수술 후 합병증 예방



심장 질환은 내과적·외과적 진료과 간 협력이 중요한 분야다. 심장 질환자 중에는 혈압, 당뇨, 신경 질환 등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심장혈관외과센터는 내과·신경과·영상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와 협력해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다. 약물치료나 혈관 중재 시술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수술이 필요한 경우 수술 전 진료과 간 협력 진료를 통해 합병증·후유증 발생 위험 요인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연내엔 하이브리드 수술실도 마련할 계획이다. 심장·전신 혈관에 대한 중재적 시술과 외과적 수술이 모두 가능한 복합 치료 시스템이다. 최근엔 비침습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상호 협진이 필요한 환자 사례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한 환자를 대상으로 여러 진료과가 수술·중재 시술을 시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이 마련된다면 치료의 질과 환자 만족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최 이사장은 “심장 수술하면 시화병원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앞으로도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을 영입하고 최첨단 의료 장비를 도입해 심장 질환 치료 인프라를 지속해서 구축함으로써 환자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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