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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논단]공공요금 인상서 시작되는 경제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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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경기침체 초래 가능성

인상시기·폭 선택에 신중해야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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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기요금과 난방비 인상에 이어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비롯한 교통요금 인상이 대기 중이다. 공공요금 인상에 세금과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까지 늘어나면서 국민들은 세금 폭탄, 난방비 폭탄과 같은 용어를 써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과도한 세금과 이자 그리고 공공요금 인상은 우리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가계 부담을 지나치게 높인다. 지난 정부에서 주택가격 상승과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주택보유와 취득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해 주거비용을 크게 높여 놓았다. 이번 정부에서도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났으며 동절기에 난방비 인상과 전기·교통요금 등 공공요금을 올려 가계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국제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높아져 공공요금 인상요인이 있다 해도 한꺼번에 지나치게 가계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를 상승시키고 결국 금리를 높여 경기침체를 불러온다. 지난해 말부터 국제원유가격이 하락해 인플레이션이 점차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도 중단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새해부터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1월 소비자물가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 전기와 가스 그리고 교통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은 경제의 모든 부문의 원가를 높여 물가를 높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경우 금리는 다시 인상될 수밖에 없으며 경기침체로 기업도산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버블 또한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시장 혼란이 우려되는 것이다.

또 경제를 임금인상과 물가상승의 악순환(wage-inflation spiral)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공공요금 인상은 결국 임금을 높인다. 지금과 같이 세금부담과 이자부담이 늘어나고 전기와 난방비, 교통요금이 오를 경우 가계는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되고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임금인상은 다시 물가상승과 주택가격 상승을 유발해 우리경제를 남미경제와 같이 임금인상과 물가상승의 악순환으로 들어가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수출경쟁력 약화로 무역수지 악화와 자본유출로 경제위기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올해 정책당국이 가장 초점을 둬야 할 과제는 과도한 경기침체를 막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세계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 우리수출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1월 무역적자는 126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내수 또한 그동안의 금리인상으로 소비와 투자가 얼어붙고 있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침체로 경기 경착륙이 전망되는 것이다. 경기침체는 기업도산과 부동산버블 붕괴를 불러와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당국의 공공요금 정책은 득실을 고려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공공요금 인상의 이득은 한국전력, 가스공사, 지하철공사의 손실을 보상할 수 있으며 요금인상으로 에너지 절약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손실은 가계부담을 늘여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과 임금인상을 초래하고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국제원유나 가스가격 인상으로 인한 원가상승 요인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그러나 공공요금 인상이 가계경제와 국가경제에 미치는 손실을 고려하면 정책당국은 인상 시기와 인상 폭 선택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

김정식(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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