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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100년 문화재' 한국 교회도 붕괴…"힘 모아 복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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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키아 안디옥 개신교회, 한해 1만명 찾는 종교관광 중심지

연합뉴스

지진으로 무너진 한국 선교사 파견 튀르키예 교회
(서울=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규모 7.8과 7.5의 강진이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 소재 기독교대한감리회 산하 한국인 선교사가 파견된 안디옥 개신교회가 붕괴(오른쪽)해 있다. 사진 왼쪽은 지진 발생 전인 2018년 연합뉴스 특파원이 촬영한 안디옥 개신교회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기독교대한감리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ewonlee@yna.co.kr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튀르키예의 다문화와 포용을 상징하는 공간이 된 한국 교회가 이번 강진으로 무너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 직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 시내 중심에 있는 안디옥 개신교회 3층 건물 중 2, 3층이 붕괴했다.

안타키아는 이번 지진 진앙으로부터 약 150㎞ 남서쪽에 있는 도시로, 성서에서는 안디옥으로 불리는 초기 그리스도교의 중심지다.

서울 광림교회의 김선도 당시 담임목사가 1995년 성지순례 중 이곳을 방문한 뒤 건물을 사들이고 튀르키예 정부 허가를 받아 2000년 안디옥 개신교회를 설립했다.

특히 1923년 준공된 이 건물은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으며, 과거 프랑스 영사관으로 쓰이는 등 아름답고 이색적인 건축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튀르키예 정부에 의해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안디옥 개신교회가 단순히 교회를 넘어 튀르키예에서 다문화와 다종교, 다언어 등 포용의 도시로 유명한 안타키아에서도 다양한 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였다는 사실이다.

시리아 내전 지역과 인접한 하타이는 외교부가 정한 여행경보 3단계(출국 권고) 지역으로서 우리 교민은 많지 않다. 따라서 교회 신자도 교민이 아니라 튀르키예인, 시리아 난민,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 위주인 편이다.

신자뿐만 아니라 종교 관광차 이 교회를 찾는 튀르키예인들이 한 해에만 1만 명이 넘을 정도다.

아울러 튀르키예에서는 현지인이나 유럽인이 아닌 한국인이 교회를 운영한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2007년부터 안디옥 개신교회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인 장성호 목사는 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교회를 찾은 이들은 목사가 멀리 한국에서 왔다는 점에 놀라기도 하고 반기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한류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더 좋아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광림교회, 터키 안디옥에 교회 설립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교회는 뜻깊은 건물은 무너졌지만 20년 넘게 현지 공동체와 쌓아온 유대는 더욱 발전시켜갈 계획이다.

장 목사는 "건물을 재산으로만 생각하면 안타까운 면도 있지만, 그동안 소중한 예배당으로서 역할을 잘해온 데 감사한 마음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이 무너져도 그 안의 사람은 무너지진 않았다"며 "현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복구에 힘을 합치고 앞으로 활동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은 튀르키예 지정 문화재로서 복구를 위해서는 정부와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 목사 가족을 비롯해 하타이주를 오가는 10명 안팎의 한국인들은 주택 파손 등 재산 피해가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행히 크게 다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앙카라 주재 한국대사관이 보내준 버스를 타고 지진 지역을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상태다.

장 목사는 "신혼 시절 이곳에 와 16년 이상 머물렀고 아이들도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며 "튀르키예는 내게 정말로 고맙고 뜻깊은 나라다. 모두가 하루빨리 이번 피해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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