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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외환시장 "2차선 비포장 도로, 4차선으로 확장" vs '외국자본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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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세종=유선일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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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수준의 시장접근성 제고를 위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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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20년 넘게 폐쇄적으로 운영해온 외환시장의 문을 열기로 했다. 외환시장 마감시간을 오후 3시 30분에서 익일 새벽 2시로 연장하고 단계적으로 '24시간 개장'을 추진한다. 글로벌 은행·증권사의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 참여도 허용한다.

시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해 가야 할 방향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반면 국내 외환시장이 외국 자본의 '놀이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기대와 달리 '흥행실패'로 체면을 구기는 것 아니냐는 비관도 적잖다.


"2차선 비포장 도로, 4차선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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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오재우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글로벌 수준의 시장접근성 제고를 위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주제로 열린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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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우리 외환시장은 과거 외환위기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시장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면서 수십년 동안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구조, 즉 낡고 좁은 도로체제를 계속 유지해왔다"며 "이제 정부는 나라 밖과 연결되는 수십년 된 낡은 2차선의 비포장 도로를 4차선의 매끄러운 포장 도로로 확장하고 정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춰 인가를 받은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RFI, 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의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 참여를 허용한다. 현재 은행 간 시장에 참여 가능한 외국환업무취급기관과 동일한 유형의 글로벌 은행·증권사만 참여할 수 있다. 헤지펀드와 같은 단순 투기 목적 기관은 참여할 수 없다.

외환시장 개장 시간은 런던 금융시장 마감 시간에 맞춰 대폭 연장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인 개장 시간을 익일 새벽 2시까지로 조정한다. 향후 은행권 준비, 시장 여건 등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24시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외환당국은 이런 조치로 외환시장 거래가 증가하고 변동성은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는 밤에도 시장환율로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해 원하는 주식을 살 수 있게 되는 등 편의가 제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 확대 기회냐, '외국 자본 놀이터' 전락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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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외환시장협의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글로벌 수준의 시장접근성 제고를 위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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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내에서도 이번 외환시장 개방이 신규 고객을 발굴하고 원화 비즈니스를 확장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제3자 외환거래, 대고객 전자거래 등 비거주자인 역외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외환시장에서 외국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거래시간 연장에 따라 유동성이 적은 야간시간대에 큰 손이 움직이는 등 이벤트가 발생하면 급격한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문영선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운용섹션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개선방안이 시행되면 거래 주도권을 역외 금융기관이 가져가고 기존 참여자인 국내 금융기관은 외환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쏠림이 커지면 어떡하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투기목적 기관 참여는 불허한 만큼 업계가 우려하는 부작용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금화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원화 거래 중심은 당연히 우리 국내 금융기관들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 제도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시장 참여자들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계속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NDF 시장 대체할 수 있을까…'흥행실패'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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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글로벌 수준의 시장접근성 제고를 위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주제로 열린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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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정부 기대와 달리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원화 거래를 서울 외환시장이 흡수할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이다. NDF는 런던과 뉴욕 등 전세계 외환시장에서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데다 달러로 정산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성희 국민은행 채권운용본부장은 "NDF의 거래 편의성을 어떻게 제도권으로 흡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또 RFI로 등록된 외국 금융기관들의 실수요가 있을지도 문제"라고 말했다.

문 섹션장 역시 "흥행실패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장은 열었는데 (국내 외환시장에 외국 금융기관이) 들어오지 않는 등 NDF 시장을 대체하기 버거우면 어떡할 것이냐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간시간대 현물환시장 호가가 경쟁력을 가져야 NDF 시장에 참여하던 고객들도 유입될 수 있고, 시장 쏠림이 있더라도 유동성을 공급해 변동성을 축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시장 우려를 반영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NDF 시장이 훨씬 거래하기 편하기 때문에 (제도 개선방안 시행 때) 그 부분도 계속 생각할 것"이라며 "유동성이 확보돼 (개선방안 취지에 맞도록)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RFI에 원화를 빌려주고 신고·확인 업무 등을 위탁 수행하는 선도은행 수를 늘려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본부장은 "(외국 금융기관들이) RFI 인가 신청을 많이 할 것"이라며 "6개 선도은행을 10개 정도로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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