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윤핵관’ ‘간신배’ 표현 자제하라 경고에 천하람 “대체 뭐라 부르나”

천 국민의힘 대표 후보 “그런 용어 막는다고 해서 국민 불만 사라지는 건 아니다” 일갈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親)이준석계’인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6일 당 지도부가 간신배·‘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표현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것과 관련해 “간신배를 간신배라고 부르지, 그럼 대체 뭐라고 부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후보는 이날 낮 국회 앞에서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와 ‘손 팻말’ 선전전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의 경고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그런 용어를 막는다고 해서 윤핵관이라고 하는 저희를 어지럽히는 간신배들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며 “간신배를 간신배라고 부르지 그럼 도대체 뭐라고 부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히려 우리 전당대회가 저희 당을 지지하지만 저희 당이 개선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당원과 국민의 불만까지도 다 끌어안아서 오히려 폭 넓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저희가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해야 거기에 대한 정확한 대안을 내놓을 거 아니냐. 그래서 저는 용어 자체에 너무 민감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국민의 불만과 비판을 화끈하게 끌어안고 가자고 제안 드린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대표 후보(앞줄)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연합뉴스

천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와 윤핵관 등 표현을 썼다가 대통령실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고 공개 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 “제가 안 의원에 대해 굉장히 많이 비판하고 있다. 새 정치를 외치던 안철수는 어디가고 어찌 보면 이제는 좀 올드한 구태 정치인이 되신 거 아닌가 생각도 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에 대한 대통령실의 반응은 너무하다고 생각 한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제가 윤안연대 얘기한 것도 화면을 한 번 봤다. 보니까 안철수 의원 나름대로는 굉장히 위트있게 표현을 했더라. 하면서 나름대로 대통령과 함께 가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같다”며 “저는 대통령실이 전당대회 후보들에게 품 넓게 갔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그 특정 누군가 후보를 지지한다고 오해될 만한 것은 이제 중단하고 대통령과 힘을 합치겠다 내지는 우리 당과 우리 정부가 국민 삶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하는 전체 후보들의 마음을 잘 담아서 여당이 된 후 맞는 첫 전당대회가 명실상부하게 축제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저는 걱정되는 것이 집권여당으로서 첫 전당대회인데 이게 축제가 아니라 몇몇 후보자들 아니면 그 후보자 지지자들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을까 걱정”이라며 “그래서 정말 이제는 대통령과 대통령실에서 여당 전당대회가 명실상부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보다 폭넓은, 품 넓은 자세를 보여주기를 부탁한다”고도 주문했다.

천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연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없다. 결선 투표제도 마련돼 있는 상황에서 후보자간 연대는 솔직히 야합”이라고 단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뉴스1

한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본인들이 윤핵관이라는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사용하다가, 대선 끝나고 대통령이 비판을 받고 본인 행적이 비판을 받으니까 그것이 멸칭(경멸하는 호칭)이라고 하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이 눈살 찌푸릴 만한 일을 한 다음에 지금 와서 이게 멸칭이다, 쓰는 사람은 적이다. 이게 뭔가”라며 “처음부터 본인들이 쓰지 말든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러분 제가 별명이 뭔지 압니까? 윤핵관인 거 알고 계시죠? 저 윤핵관인 거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입니다’라고 한 권성동 의원의 지난 대통령선거 때 유세 발언을 상기시켰다.

이 전 대표는 자신과 가까운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윤핵관 인사들은 간신배’라고 표현한 데 대한 당 지도부의 경고에 대해서도 “보통명사를 금지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간신배 잡겠다고 했을 때 불편하거나 화나야 할 사람은 간신배밖에 없다. 간신배 표현을 잡겠다는 것은 간신배들의 역성을 들고, 간신배들의 편을 들겠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그룹을 중심으로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신영복 교수를 존경했다며 ‘종북’ 프레임 공세를 펴는 데 대해선 “선거판을 희화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식을 수천억 가진 사람(안 후보)이 종북을 왜 하나”라며 “상황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은 종북 못 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윤핵관들도 종북 못 한다”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