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서 하루 수십명씩 굶어죽어...김정은, 측근 급파해 민심수습 나서

농사일하는 북한 주민들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13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북한 주민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2022.5.13 andphotodo@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북한 개성에서 최근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간부와 측근들을 두 차례 현지로 파견해 실상을 파악하고,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을 수습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내 다른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생활 수준이 높다고 평가되는 개성시에서조차 하루에도 수십 명씩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어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6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개성에서 식량난으로 하루 수십 명 이상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혹한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자살자까지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이번 달 하순 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해 '절박한 초미의 과제'로 농사 대책 논의를 예고하고 나섰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 연말 전원회의를 개최한 이후 2개월여 만에 다시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나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현 개성 상황에 대한 특별보고를 받고 지난달 중순 고위 간부를 현지로 파견해 실상 파악에 들어갔지만 개성 지역 내에서 혼란이 심화되고 민심이 악화하자 지난달 말 측근들을 다시 현지로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첫 번째 파견 이후 개성시에 2월부터 식량을 국정가격의 절반에 배급할 것을 지시했으나, 민심이 더욱 악화되자 식량을 무상배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식통은 "이번 달부터 '전국적으로 배급량 중 일부를 반납하라'는 지시가 각 지방 당국에 내려졌다"며 이를 두고 "개성의 무상배급으로 부족해진 전체 식량 비축량을 보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매체인 조선의 오늘 등은 지난달 31일 중앙기관 간부들이 국가에 양곡을 헌납한 사례를 보도하며, '애국미 헌납운동'에 대한 언급과 함께 농민들에게 식량 헌납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중앙당의 직접 관리를 받고, 북한 주민들이 선망하는 도시인 개성시의 비극이 북한 내부에 준 충격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에 신음하고 있지만 김정은은 해결책 마련을 위해 정책을 변경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식량 상황 안정에 써야 할 재원을 핵과 미사일 도발에 쏟아붓고 있어 제2, 제3의 개성 비극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