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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종합] 일본은행 차기 총재에 ‘완화 설계자’ 아마미야 유력…엔저 가속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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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내각, 인사안 최종 조율 돌입
아마미야, 대표적 '비둘기파' 인사로 통해
디플레이션 시대 통화정책에 대부분 관여
엔화 가치, 지난달 12일 이후 최저로 떨어져


이투데이

아마미야 마사요시 일본은행(BOJ) 부총재가 2019년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6일 정부가 일본은행 차기 총재로 아마미야 부총재를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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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 최장수 총재인 구로다 하루히코(78)의 후임으로 현직 부총재인 아마미야 마사요시(67)가 급부상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가 아마미야를 BOJ 차기 총재로 임명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으며, 인사안의 최종 조율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여당과의 협의를 서둘러 인사안을 이달 중으로 의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차기 총재의 임기는 5년으로 중의원과 참의원 등 양원의 인준을 거쳐서 최종 임명된다. 2013년 취임한 구로다 현 총재는 4월 8일을 끝으로 임기가 끝난다.

아마미야 임명 배경을 두고 닛케이는 “차기 총재는 일본 경제나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을 피하고 정책 수정을 하기 위해서 풍부한 통화정책 관련 지식과 경험이 요구된다”면서 “기시다 총리는 현직 부총재이자 이차원 완화정책에 관여해온 아마미야를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마미야 부총재가 일본은행 차기 총재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그가 일본은행 내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사로 통하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 초반 1% 오른 132.56엔까지 치솟아 지난달 12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그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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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최근 한달간 추이. 6일 고점 132.56엔. 출처 마켓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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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미야가 차기 총재가 되면 지금의 완화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구로다 총재 체제에서 기획 담당 이사와 부총재를 맡아왔다. 그는 기획통으로 △2001년 양적 완화 정책 △2010년의 포괄적 금융완화 △2013년의 이차원 완화는 물론 현재 진행 중인 장단기 금리조작 정책에 이르기까지 디플레이션 시대의 통화정책에 대부분 관여했다. 한 마디로 일본은행 통화 완화정책의 설계자인 셈이다. 그는 총재 후보로 거론됐던 나카소 히로시 전 일본은행 부총재, 야마구치 히로히데 전 부총재보다 좀 더 ‘비둘기파’ 성향이 짙다는 분석도 많다.

앞서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장단기 금리조작이 한계에 달해 차기 총재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었다. 일본은 오랜 기간 이어진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해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해오다 지난해 엔화 가치 급락 등으로 치솟은 물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일본 물가상승률은 4%에 달해 4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마미야의 부상으로 엔화 약세에 대한 불안이 고조됐다. 노디아뱅크의 데인 세코프 선임 전략가는 “아마미야가 차기 총재가 수장이 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은행이 곧바로 통화 완화정책을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일부는 정부가 더 매파적인 진영의 인물을 선택하기를 희망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닛케이는 차기 총재에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주문했다. 신문은 “차기 총재는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완화 정책을 펼치되 효과와 부작용을 점검한 뒤 단계적으로 정책을 수정해 나갈 끈기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투데이/김나은 기자 (better68@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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