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가슴 울리는 헨델… 태어나서 가장 많이 연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헨델 프로젝트’ 발매한 조성진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태어나서 가장 많이 연습한 것 같아요.”

피아니스트 조성진(29)이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녹음한 ‘헨델 프로젝트(The Handel Project)’ 앨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내비쳤다. 세계적 음반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과 작업한 여섯 번째 정규 앨범이다. 쇼팽, 드뷔시, 슈베르트, 모차르트 등 낭만·고전주의 음악을 주로 담아낸 이전 앨범들과 달리 바로크 시대 헨델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172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출판된 헨델의 하프시코드 모음곡 2권 중 조성진이 가장 아끼는 3곡과 브람스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 등이 수록됐다.

세계일보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는 조성진은 신보 발매를 기념해 4일 가진 국내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바로크 시대 양대 음악가 중 대중에게 익숙한 바흐 대신 헨델을 선택한 이유부터 설명했다.

“바흐와 헨델 모두 존경하는 작곡가인데, 솔직히 바흐는 아직 녹음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생각했어요. 바흐는 좀 더 지적이고 복잡하다면, 헨델은 가슴을 울리며 멜로딕한 면이 있죠. 바로크 음악을 많이 접하지 않았던 제겐 바흐보다 헨델 음악이 처음 시작하기에 쉬울 것 같았아요. 하지만 공부를 할수록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2월 해외 투어 일정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취소됐을 당시 한 달 동안 매일 집에서 7∼8시간 연습하는 등 태어나 가장 많은 연습을 해야 했다고.

새로운 도전에 희열을 느낀다는 그는 “투어를 하면서 새로운 곡을 익혀야 해 시간이 부족한 게 고민”이라며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 2015년 쇼팽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 등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조성진은 해외 무대를 누비며 한국 연주자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에서 인터뷰할 때마다 한국 연주자들의 (콩쿠르 출전과 선전) 비결을 물어보는데, ‘원래부터 잘했다’고 말해요. 유럽 음악가들보다 뛰어난 한국 음악인들이 많다고 옛날부터 생각했고, 주목받는 건 당연한 거죠.”

클래식계 최고 팬덤을 자랑하는 그에게 ‘추락보다는 안전하게 착륙하고 싶다’던 방탄소년단(BTS)의 발언에 빗대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는지 물었다. “저는 BTS급이 아닌데 그런 고민을 하는 게 거만한 것 같아요. 제 연주를 찾아주는 분들이 한 도시에 1000∼2000명 정도만 돼도 감사한 일이죠. 저는 추락이 아니라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라 ‘어떻게 하면 올라갈까’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이강은 선임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