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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 러시아 선수 올림픽 개별 출전 찬성···우크라이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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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국기·엠블럼·국가 금지…국가 대표 말아야”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 출전 터준 IOC 입장 동조

우크라이나 등 강하게 반발

경향신문

안네 히달고 파리 시장이 2020년 8월8일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올림픽기를 흔들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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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과 관련해 국가를 대표하지 않는 중립국 소속으로 2024년 파리하계올림픽에 출전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같은 스포츠 조직 및 주최자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출신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허용할 경우, 그들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가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기와 엠블럼, 국가의 사용 역시 금지돼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이 중립국 소속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IOC 입장을 사실상 지지한 것이다.

앞서 IOC는 지난달 25일 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내렸던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징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징계에는 두 나라에서 국제대회 개최를 불허하고, 해당국 선수들이 대회에서 국기와 국가 등 자국을 대표하는 어떤 상징물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IOC는 두 국가 정부 당국자들의 국제 스포츠회의 참석도 불허해 왔다.

다만 IOC는 국적 때문에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엄격한 조건’ 아래 선수들의 대회 참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국적으로 차별하지 않고 이들이 ‘중립국 깃발’ 아래 올림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러시아는 도핑 조작에 따른 국제 사회의 제재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지난해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러시아라는 국가명을 사용하지 못하고 각각 러시아출신올림픽선수(OAR),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라는 중립국 소속으로 출전한 적이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는 벨라루스와 함께 국가명과 국기, 국적 표식을 할 수 없는 중립국 자격으로 베이징 패럴림픽에 참가했다.

IOC의 이 같은 입장에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일부 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우크라이나, 라트비아, 폴란드 등이 파리올림픽 보이콧까지 거론하며 IOC의 방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의 참상을 직접 목격하라는 취지에서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최전선 격전지인 동부 바흐무트로 초청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중립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바흐 위원장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그를 바흐무트로 초청한다”며 “러시아 선수들의 그 어떤 ‘중립의 깃발’도 피로 물들어있는 것이 자명하다”고 꼬집었다. 바흐 위원장은 이 초청을 거절했다.

미국이 사실상 IOC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둘러싼 논란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 피에르 대변인은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원하고자 전 세계를 결집해왔고, 러시아의 잔인하고 야만적인 전쟁에 책임을 물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스포츠계의 두 나라에 대한 기존 제재 지지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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